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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공연

[공연 기록]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블루스퀘어 2층 관람 후기)

by 삐와이 2020. 7. 28.

이미지 출처 : 오페라의 유령 공식 홈페이지(https://www.phantomoftheopera.co.kr/)

   세계 4 뮤지컬의 하나로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주는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과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뮤지컬 표는 영화가격에 비하면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2020 국내에서 공연중인 '오페라의 유령' VIP 가격은 170,000원으로 영화가격에 비해 8배이상 비싸다.) 나는 뮤지컬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과, 대표곡인 'The Phantom Of The Opera' 알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보러갈 기회를 얻어 급하게 영화로 뮤지컬의 내용을 예습하게 되었다. (영화 관련 포스팅은 '해외영화'란에 어제자로 포스팅 했다. 만약 영화도, 책도 보고 가기에 시간이 부족하신 분들은 포스팅으로라도 내용 예습을 꼭!!하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실제로 월드투어 공연의 경우 모든 대사와 음악이 영어로 진행되고 자막은 옆에 나오기 때문에 미리 극의 내용을 알고 가는 편이 작품을 이해하고, 무대에 집중하기에 좋다. 그렇게 2시간이 넘는 예습까지 거쳐 비장한 마음으로 관람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공연 장소/공간 정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공연장 컨디션

 

   2012년 이후 무려 7년만에 내한한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월드투어팀은 부산, 서울, 대구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12월~2월 부산공연 후 현재는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중이다. 서울공연은 8월 7일까지로 서울관객들이 이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약 일주일정도 남아있다. 이후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9월 27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블루스퀘어는 한강진역에서 지하로도 연결되어 있고, 3번출구로 나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은 총 1,766석이나 되는 뮤지컬 전용 대극장으로 초대권을 받아 관람을 갔던 우리는 2층 좌석(S석 11만원)을 배정받았다. 무대가 잘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2층도 교차 좌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오케스트라까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1층 무대가 전체적으로 잘 보이는 편었다. 앞사람이 등을 좌석에서 떼서 앞으로 기울이면 뒷사람의 시야가 가려져서 공연 시작 전 스태프들이 좌석에서 등을 떼지 말아달라고 안내하고 다녔다. 단, 이 공연의 경우 단순히 무대 전체가 보이는 것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는게 크리스틴의 감정표현이 음악뿐만 아니라 표정으로도 전달되는 부분이 많은데 2층에서는 배우의 표정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만약 2,3층 좌석을 배정받은 분들께는 꼭 오페라글라스를 빌리라고 조언해드리고 싶다.

(11만원이나 내고 들어갔는데 시야가 가리면 얼마나 슬펐을까 ㅠㅠ)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공연 상영 중 사진촬영이 불가능하다. 인터미션에 잠시 사진을 찍었는데, '인터미션'이라고 글자가 보이는 부분에서 자막이 나온다.

  무대가 작은 편이 아니었는데 무대 양 옆으로 한글 자막을 보여준다. 막상 무대를 보다보면 배우들의 동선, 음악, 표정에 몰입하게 되기 때문에 자막을 보는게 쉽지 않다. 입장가능 연령이 8세 이상부터였는데, 성인인 나조차 멀티태스킹이 힘들었는데 어린 친구들이 자막을 보면서 무대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의문이 든다.

 

  시야만큼 뮤지컬 공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사운드'인데, 인터파크홀에서는 3층까지도 사운드 전달은 전혀 문제 없어보였다. 오페라의 유령이 성량 좋게 "Sing for me!!"하는 장면이나 극의 시작 샹들리에가 올라가면서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연주될 때는 등에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낄정도니 2층에서 관람하실 분들이 있다면 사운드는 걱정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참고로 여성 관객들은 무대 시작 전이나 인터미션 때 화장실을 다녀오기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하는데, 미리 화장실의 위치를 파악해놓고 입장전에 여유있게 방문하고, 인터미션 때도 다른 볼일 이전에 화장실부터 다녀올 것을 추천드린다.


<공연 후기> 영화로 볼 때는 느낄 수 없는 현장감, 몰입도. 시간 순삭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배우들의 열연.

 

   전반적으로 모든 극의 흐름이 영화와 비슷해서 나처럼 미리 영화로 내용을 예습했거나, 책으로 이미 줄거리를 충분히 알고 계신 분들의 경우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관객들을 염두에 두고 대사를 바꾸는 부분이라던지, 무용수들 중 1명이 군무 중 일부러 실수하는 장면을 넣는다던지, 샹들리에서 불빛을 번쩍이며 무대 위로 올라가는 장면 등에서 영화와 달리 뮤지컬의 동시 진행적 장점을 살린 부분이 있어 관람에 재미가 더해졌다.

(오페라 극장의 기존 주인이 극장을 넘기면서 '본인을 찾으려면 연락하라. 난 OO에 가있을테니...'라고 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나는 제주도로 가있을테니'라고 대사를 바꿨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관객들의 웃음을 받아냈다.)

 

   많은 씬을 이어붙여서 만든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하나의 무대로 많은 이야기를 소화해내야하는 공간적인 한계가 있는데, 내가 상상했던 거의 모든 씬들이 공간의 이질감 없이 잘 표현되어서 무대연출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오페라 극장이 자연스레 유령의 아지트로 바뀌는 부분이라던가, 생략할 줄 알았던 무덤씬까지도 다 살려낸 부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연출은 크리스틴이 성공적인 데뷔를 한 뒤 실제 관객석 쪽이 아닌 무대의 반대편으로 막이 다시 열리면서 환호하는 관객들의 목소리, 꽃다발이 전달되고 크리스틴이 인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반면 극의 긴장감이 한창 고조되어야 할 유령-크리스틴-라울의 3자대면 장면에서 라울의 목에 유령의 올가미가 걸리는데, 그 부분의 연출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부분이 있어 비극적인 장면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극의 제목이 [오페라의 유령]이니만큼 주인공들이 오페라 공연을 하거나, 연습을 하는 장면도 많은데 첫 무대, 가면무도회, 마지막 돈주앙 무대까지 모든 무대가 마치 독립적인 공연을 보는 것처럼 화려한 의상과 안무들로 꾸며져있어 보는 내내 눈호강은 제대로 할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날의 공연 CAST였다. 월드투어 공연은 공연 2시간 전 출연진이 최종 확정된다.

   끝으로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는 [오페라의 유령]의 특장점인데, 다소 발랄해보이는 크리스틴역을 맡은 '케이틀린 피니' 배우의 목소리도 너무 아름다웠고, 최연소 유령으로 유명한 '조나단 록스머스'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극에 몰입을 도와주었다.

   배우의 건강상의 문제로(뉴스 기사 등으로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을 보면 일시적 컨디션 난조였던 것 같다.) 2막부터는 유령을 연기하는 배우가 '마이클 길리스'로 바뀌었는데 바뀐 배우분께는 다소 죄송한 얘기지만 확실히 오리지널 유령 쪽이 더 유령에 어울리는 느낌이 있었다.

 

   주연배우들 외 의외로 연기가 좋다. 라고 생각된 배우는 칼롯타 역을 맡은 '베벌리 차이앗'배우였는데, 칼롯타가 이탈리아 출신임을 노래만으로도 알 수 있게 'Think of me'를 부를 때 잘부르는 와중에 이탈리아식 영어로 노래를 불러 개인적으로는 디테일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크리스틴 역 못지않에 칼롯타의 노래는 엄청난 힘이 들어가고 음역대가 높다.)

   배우들의 노래도 흠잡을 데 없었지만 나는 여러명이 대사를 섞어가며 노래하는 장면(유령이 작곡한 곡을 올릴 것인가 고민하는 장면 등)은 원어민이 아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노래가 이해가 안되서 집중도 덜되는 느낌이 있었다.


   뮤지컬 전문가도 아니고, [오페라의 유령]도 1번 밖에 보지못한 초짜지만, 영화에 이어 뮤지컬까지 연이어 보고나니 내 휴대폰 음악저장 리스트에도 '오페라의 유령'노래들이 가득하고, 공연에 오르지 않았던 배우들의 무대까지 유튜브로 검색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만큼 이 공연, 무대의 흡입력과 몰입력이 대단했다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오페라의 유령은 전세계적으로 오리지널 공연사는 딱 한팀인 만큼 남은 국내 공연기간 못보신 많은 분들이 이 공연을 직접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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