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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_해외 문학

[일본/고전문학] 가와바타 야스나리_설국(서평, 줄거리, 결말, 작가소개, 좋은 구절)

by 삐와이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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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작품정보 : 줄거리, 작가소개 외
2. 설국 서평/ 추천대상
3. 줄거리/결말
4. 설국 책 속 구절

< 작품 정보, 줄거리 >

 

- 제목 : 설국

- 작가 : 가와바타 야스나리 (유숙자 옮김)

- 출판사 : 민음사

- 출간일 : 2009.01.20

 

- 줄거리(인터넷 교보문고 참고)

12년간 정교하게 그려낸 '설국'의 세계!
일본 문학사상 최고의 서정소설 『설국』 . 명확한 플롯이 없는 대단히 모호한 작품이지만, 뛰어난 감각적인 문체와 우수 어린 인간 세계 묘사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 명작이다. 작가는 작품의 모티프를 주로 풍경에서 얻어, 12년에 걸친 기간동안 섬세하게 다듬어 ‘설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조각해 냈다. 책에는 눈 지방의 자연 풍경과 풍습,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정교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인물과 배경 묘사에 치밀한 데 반해, 그 안에 두드러진 줄거리가 없다는 것이 또 특색이다. 눈에 띄는 줄거리 없이 눈 지방의 정경을 배경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추이에 따라 하나의 상징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떠도는 여행자의 세계로, 변함없이 그대로인 자연에 비해 유한한 인간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허무의 세계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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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소개 : 작가는 조실부모하고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다가 할아버지조차 그가 15살일 때 돌아가신 상실의 어린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은 작가의 작품 세계에도 큰 영향을 끼쳐 그의 작품 전반에는 허무, 죽음, 고독 등의 테마가 반복된다.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37년 짧은 초고가 발표한 이후 몇 차례 수정작업을 거쳐 1948년에 이르러서야 완결판이 발표되었다. 설국 이외에도 '잠자는 미녀', '고도' 등 일본 문학계에서 손꼽힐 명작을 여러권 집필했으며 이후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국민작가이다. 1972년  74세의 나이에 자택에서 가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 독서노트, 설국 서평, 추천대상 >

 

추천대상 : 고전문학 정독중인 독자들, 일본문화 특유의 서정성을 쫓아보고 싶은 분들


- 설국 서평/ 삐와이 독서노트 -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고전 작품들은 때때로 우리에게 당황스러움을 주기도 한다. '왜 이게 고전이야? 왜 이게 명작이야?' 하고. 어쩌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이런 반응을 받는 고전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마지막에 접어들기 전까지 뚜렷한 사건이랄것도 없고, 주인공들의 감정선도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어떤 캐릭터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전을 번역하는데 말투가 현대적인 것도 이상하겠지만 지금은 쓰지 않는 "어머, 싫어요. 거짓말, 짖궂은 사람이야"같은 주인공들의 말투도 어딘가 낯설고 낯 간지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이 작품을 '동양적 미의 정수를 보여준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어를 받게한 걸까. 나는 그 이유를 '활자의 그림화'라는 이 작품만의 고유한 특징에서 찾을 수 있었다. 대게 많은 소설들은 굵직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교훈을 남기거나 활자화되어 느낀점을 남긴다. 하지만 [설국]은 다르다. 이 작품은 읽고난 다음 이미지로 독자들의 마음에 제각각의 인상을 남긴다.

 

누군가에게는 눈 쌓인 고요한 시골 마을의 풍경으로, 누군가에게는 하얀 눈과 타오르는 붉은 불길의 대조되는 이미지로, 또 누군가에게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여인의 아련한 실루엣으로. 그리고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이 중 어떤 이미지를 보더라도 그 속에서 시마무라가 느꼈던 삶을 향한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니, 작품의 마지막에 시마무라가 그러했듯 쏴아하고 은하수가 쏟아지듯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으로 쏟아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은 여럿있다. 하지만 '게이샤와 순수', '삶의 열정에 이끌리는 허무함', '눈과 불' 같은 대조적인 소재들을 아름답게 녹여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들어 낸 소설은 흔하지 않다. 그 독창적 아름다움이 [설국]을 전세계 독자들의 방 한 켠에 걸리게(꽂히게) 만드는 까닭인지 모르겠다. 읽고난 다음 내 느낌은 이렇다. '이것이야말로 방구석 미술관. 나는 방 안에서 수백장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았네.'


< 줄거리/결말 >

※ '설국'을 읽고 난 뒤 줄거리를 주관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빠진 부분이 있거나, 순서가 살짝 뒤바뀐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부유한 집 자제 시마무라는 가정이있지만 뚜렷한 직업을 가지지 않고 전국각지를 여행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그는 설경으로 유명한 눈의 지방으로 기차여행을 떠난다. 기차에서 그는 요코라는 이름의 여인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는다. 요코는 기차의 역장에게 역에서 일하게된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며 시마무라의 눈길을 끈다.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지닌 요코의 외모에 관심을 가지던 그는 곧 그녀가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곧 죽어가는 듯한 남성에게 눈길을 돌린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생각하던 중 기차는 마을에 도착하고, 시마무라는 온천마을의 여관에서 여독을 푼다.

 

이 곳에는 시마무라에게 애정을 품고 가끔 이곳을 찾는 그를 기다리는 게이샤로 일하는 고마코라는 여성이 있다. 고마코는 본래 게이샤가 아니라 이 마을에서 선생님이라 불리는 사람에게 음악과 춤을 배우던 소녀였는데, 우연히 마을의 게이샤들이 모두 연회장에 불려갔을 때 일손이 부족해 시마무라의 방에 불려갔던 것이다. 시마무라는 눈에 띄게 깨끗하고 단정한데다 어린 그녀에게 우정과 같은 감정을 느껴 그녀를 취하기보다 다른 게이샤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며 그녀와 친분을 맺는다. 이후 다시 마을을 찾았을 때 고마코는 전업 게이샤로 일하고 있었다. 


시마무라는 마을의 안마사를 통해 어제밤 자신과 함께 기차에서 내린 병색이 짙은 남성이 선생님댁의 자제이며, 고마코가 약혼자인 그를 살리기 위해 게이샤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리고 마을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던 남성이 돌아오면서 데리고 온 여자가 바로 요코라는 사실도 알게 되자 시마무라는 속으로 고마코의 행동을 '헛수고'라고 생각한다. 시마무라는 일을 갈 때 마다 틈을내어 종종 자신을 찾아오는 고마코에게 진위를 캐묻지만 그녀는 '선생님은 아드님과 제가 결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셨고 우리도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정도로 돌려 말한다. 

 

시마무라가 선생님의 아들과 함께 마을로 온 요코에게도 관심을 보이자 고마코는 살짝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시마무라는 온천마을에서 자연을 즐기고, 고마코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며 며칠을 머무르다 도쿄로 돌아간다. 고마코가 시마무라를 기차역으로 배웅하는 바로 그날 밤 요코가 다급한 목소리로 선생님댁 아들이 위독하다며 그녀를 찾아오고, 고마코는 어쩐 이유에선지 일하는 중이라며 그에게 돌아가기를 꺼린다. 


그로부터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시마무라는 다시 온천 마을을 찾는다. 고마코는 여전히 작은 시골마을의 게이샤로 소소하게 돈을 벌며 살아가고 있었고 선생님댁의 자제는 그날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요코는 마을에서 소일거리를 도와주면서 선생님댁 아들의 묘를 들리는 일을 낙으로 살아간다. 시마무라는 여성으로써 관능적인 매력을 풍기는 고마코와 소녀같은 순수한 사랑을 보여준 요코에게 동시에 관심을 가지지만 그녀들이 그에게 보이는 호감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시마무라는 그녀들의 삶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짐작하게 되고, 그녀들과 함께 있는 것이 자신을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도쿄로 돌아갈 마음의 준비를 한다. 어느날 시마무라는 고마코와 함께 아름다운 밤 하늘을 바라보며 눈길을 걷던 중 마을에서 큰 화재가 발생한 것을 발견하고 그녀와 함께 화재 현장으로 달려간다. 마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던 곳에서 일어난 화재라 모두가 정신이 없는 와중, 불길은 어느정도 잡혀가는데 화재 현장에서 한 사람이 굴러떨어진다. 그 사람은 요코였고 그 장면을 보고있던 고마코는 비명을 지르며 그녀에게 달려간다. 의식을 잃은 요코와 울부짖는 고마코를 보며 시마무라는 은하수가 쏟아지듯 무언가 자신에게 쏟아꽂히는 기분을 느낀다. 

 

- THE END -


<설국 책 속 구절>

고마코가 아들의 약혼녀, 요코가 아들의 새 애인, 그러나 아들이 얼마 못 가 죽는다면, 시마무라의 머리에는 또 다시 헛수고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중략)
새삼 시마무라에겐 어쩐지 그녀의 존재가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졌다.


" 당신이 도쿄로 팔려갈 때 배웅해준 오직 한사람 아냐? (중략) 
그 사람 목숨의 맨 마지막 장에 당신을 쓰러 가는 거야 "
" 싫어요, 사람이 죽는 걸 보는 건 "
이 말이 차가운 박정함으로도, 너무나 뜨거운 애정으로도 들리기에 시마무라는 망설였다.


"그걸로 족해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건 오직 여자뿐이니까" 하고 고마코는 약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중략)
"요즘 세상에선 그렇지" 중얼거리다 시마무라는 이 말이 너무나 공허하여 오싹해졌다.
"언제건 그래요" 고마코는 힘없이 덧붙였다.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 양 생각하는 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삶아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워졌다.


고마코가 간절히 다가오면 올수록 시마무라는 자신이 과연 살아있기나 한 건가 하는 가책이 깊어졌다. 이를테면 자신의 쓸쓸함을 지켜보며 그저 가만히 멈춰 서 있는 것뿐이었다.


정신없이 울부짖는 고마코에게 다가가려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로부터 요코를 받아 안으려는 사내들에 떼밀려 휘청거렸다. 발에 힘을 주며 올려다본 순간, 쏴아 하고 은하수가 시마무라 안으로 흘러드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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