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
- 제목 :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 감독 : 존 리 핸콕
- 배우 : 산드라 블록, 퀸튼 애론, 팀 맥그로우 외
- 개봉 : 2010.04.15
- 128분, 12세이상 관람가
- 영화 관련 정보
톰행크스의 [터미널]에 이어 이번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영화의 제목인 'Blind side'는 미식축구 용어로 '터치 라인에 가까이 있는 좁은 지역. 백스가 라인을 맞춰서 있는 반대 지역'을 뜻한다. 즉, 미식축구를 조금이라도 잘 아는 사람들은 영화 제목만 듣고도 아...미식축구 영화구나 할 수 있는 정체성이 뚜렷한 영화라는 소리다.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이 유명해지자 유명 작가인 '마이클 루이스'가 그의 이야기를 [The Blind Side : Evolution of a Game]이라는 책으로 출간했고 영화는 그의 작품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다.(마이클 루이스의 또 다른 논픽션 '머니볼'도 브래드 피트가 주연하여 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영화의 히로인 산드라블록은 이 영화로 인해 아카데미시상식,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3억달러가 넘는 대흥행을 이뤄냈다. 국내 관객들 중에도 이 영화를 인생영화로 꼽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오래도록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주요 포탈 평점 - 다음 : 9.3, 네이버 : 9.31)
<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상세 줄거리를 소개하며, 감상을 살짝살짝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 부분을 밝힐 때 다시 안내해드릴게요!
마이클은 마약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어린시절 강제로 떨어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정해진 거처 없이 살아가고 있다. 우연히 상류층 기독고등학교의 미식축구 코치의 눈에 들어 그 고등학교에 입학은 하게 되지만, 미식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낮은 성적부터 올려야 한다. 학교의 학생들도 그를 피하고, 선생님 사이에서도 '격 떨어지는 학생을 받아들여 왜 모두를 피곤하게 하냐'고 불평 일색이다.
그렇게 마이클은 정해진 기한 내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기독학교에서 퇴학처리 되는가 싶었는데, 그를 유심히 지켜본 생물학 선생님은 그가 조금 뒤쳐져있기는 하지만 아예 구제불능인 학생은 아니라며 책을 챙겨주고 시험 문제를 말로 읽어주며 그의 학습을 장려한다. 하지만 먹을 것을 구하고, 잘 곳을 찾아 매일 밤을 헤매는 마이클에게 공부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비오는 어느날 밤 학교 강당에서 아들의 학예회(S.J가 인디언 분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학예회 비슷한 것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를 마치고 나오던 투오이 부부의 눈에 반팔 차림으로 비를 맞으며 걷는 마이클이 눈에 띈다. 갈 곳이 없어보이는 마이클에게 리앤은(산드라 블록) '우리집에서 하루밤을 자라'고 권유하고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온다.
마이클을 집으로 데려오기는 했지만 못내 불안했던 리앤은 다음날 아침 '그가 뭔가 훔쳐가지 않았을까'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1층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그 걱정이 부끄럽게도 그는 이미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집 밖을 터덜터덜 걸어나가고 있었다. 리앤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결심한 듯 그를 다시 집으로 데려오고, 먹을 것을 주고 입을 것을 사주며 그를 돌보기 시작한다. 리앤은 마이클을 따라 동네의 슬럼가에 처음 가보고 그 곳에서 같은 동네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을 보고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대화를 통해 마이클과 조금씩 가까워지기도 하면서 그간 흑인에게 가졌던 막연한 편견들을 깨부수고 그로 인해 삶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리앤을 중심으로 한 투오이가족의 따뜻한 환대로 마이클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리앤에게 면허를 따고 싶다는 부탁도 하고, 미식축구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적을 올리기도 한다. 리앤은 마이클의 정식 보호자가 되기 위해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 그를 돌보는 것을 허락받고, 마이클에게도 정식 가족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한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어느정도 적응하기 시작한 마이클. 하지만 처음 그를 스카웃 했던 코튼 코치는 에이스가 되어줄 것이라 믿었던 마이클이 경기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답답해하며 그의 경기 성적이 지금 수준이라면 팀에서 퇴출하겠다고 말한다.
※ 마이클은 미식축구를 계속 할 수 있을까요? 마이클와 투오이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감상한 뒤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세요!
(2020년 8월 기준 '블라인드 사이드'는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합니다. :D)
리앤은 마이클이 다른 부분에서는 적성검사 결과가 좋지 않지만 '보호본능'에서는 98%에 가까운 능력을 보이고 있고, 자동차 사고나 슬럼가 방문 경험을 통해 그가 투오이 가족을 보호할 때는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점을 미식축구에 적용하려 한다. 어느날 마이클의 훈련장에 방문한 리앤은 마이클에게 '선수들을 나라고, S.J, 숀, 콜린스라고 생각하고 상대팀으로부터 지켜내야한다'고 '할 수 있겠냐'고 마이클을 격려하고 마이클은 리앤의 말을 듣고 드디어 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마이클의 첫 정식 경기. 실전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마이클은 연습 때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이클의 팀은 상대팀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린다. 게다가 상대팀은 거대한 흑곰, 흑인이라고 마이클을 향해 조롱을 보내기까지하는데 이를 보다못한 코튼 코치가 경기장에 난입해 항의하고 그 모습을 본 마이클은 흥분한 코치를 뒤에서 안으며 '코치님! 제가 잘할게요.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마치 황소와 같은 모습으로 상대선수를 날려버린다.(정말 날려버립니다. 영화 꼭 보세요!) 마이클의 활약으로 팀은 승리를 거두고, 마이클의 경기장면을 녹화한 S.J가 CD를 대학팀에 돌린 덕에 모든 대학들이 마이클을 영입하는데 혈안이 된다.
하지만 마이클이 미식축구로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성적! 그의 평균 GPA는 아직 1점대인데, 최소 2.5이상의 학점을 맞추지 않으면 전문대학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리앤은 마이클의 대학 진학을 위해 유능한 과외교사인 '미스 수'까지 고용한다. 리앤의 적극 지원 끝에 마이클은 학점도 맞추고, 대학을 골라서 진학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때 리앤과 남편은 본인들의 모교인 미시시피 대학에 진학할 것은 은연 중에 바라고 마이클도 그들의 뜻에 따라 미시시피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아름답게 끝나는가 했는데, 마이클은 갑자기 딱딱한 분위기의 조사실로 불려가고, 그 자리에서 투오이 가 사람들이 모교인 미시시피 대학에 많은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모교에 유리하고자 의도적으로 마이클에게 접근해 미식축구를 시킨게 아닌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조사관의 의심에 마이클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너져내리고 처음으로 리앤에게 화를 낸 뒤 사라진다. 갑자기 사라진 마이클 때문에 리앤은 그동안 자기가 마이클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 것은 아닐지 돌이켜 보고, 한편으로는 사라진 마이클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선다.
마이클은 친엄마를 찾기 위해 고향인 슬럼가로 방문하고, 그 곳에서 옛동료들을 만난다. 그의 옛동료들 중에도 미식축구에 소질을 보였던 친구도 있는데 지금은 모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마약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마이클이 백인 부유층 집에서 사는 것을 조롱하며, '그 집 딸이랑 해봤어?'라는 말로 마이클을 자극한다. 분노한 마이클을 조롱한 사람을 밀쳐버리고 자리를 뜬다.
그리고 본인을 찾고있는 리앤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조사관을 찾아간 마이클은 조사관에게 당당히 말한다. '내 의견을 말해드릴게요. 투오이가족들은 제가 미시시피로 가길 바랬어요. 하지만 저도 바래요. 거긴 제 가족이 나온 학교니까요.(저는 그들의 가족이니까요.)' 결국 마이클은 투오이가의 진정한 가족이 되어 대학에 진학하고, 훗날 프로구단에서도 1순위 지명을 받아 미식축구로의 삶을 시작하며(이 때 화면은 실제 '마이클 오어'선수의 모습으로 바뀌고, 실화의 주인공들이 영화에 등장합니다.) 영화는 끝이 난다.
< 짧은 감상, 그리고 추천멘트 >
어른이 되어보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들의 편견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출신 지역, 출신 대학, 성별, 외모'로 이미 나를 규정해버리고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경험은 누구든 한번 쯤은 해봤을 것이다.(혹은 내 능력과 무관하게 앞에서 말한 성질들로 호감을 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게 껍데기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든 증명해보이기 위해 '남들에게 좋게 보일 타이틀'에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마이클의 또래의 흑인 소년들이 몇몇 등장한다. 우리는 그들의 이름도, 나이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을 '선택받지 못한 흑인', '우리의 편견에 박힌 흑인'으로 마이클과 대조되게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카메라는 가끔 그들 중 일부의 얼굴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관객들에게 노출 시키는데 그 이유는 마지막즈음 나오는 리앤의 대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리앤은 내레이션을 통해 '오늘도 마이클 또래의 소년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그는 운동에 소질을 보였지만, 학교에서 퇴학당해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고 총격사건으로 사망했다.'고 밝히며 화면에는 부고기사에 뜬 흑인 소년들의 얼굴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 아들 마이클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즉, 그들 중 누구도 마이클이 될 수 있었고, 마이클도 그들 중 하나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마이클은 이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할 위기에 놓였고 그가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부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그들 중 하나라도 빠졌다면 우리는 마이클의 얼굴을 신문 부고란에서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생물학교사의 노력, 마침내 그의 에세이를 높게 평가해준 문학교사, 친구들이 마이클을 손가락질해도 괜찮다고 받아준 콜린스까지. 우리는 리앤의 적극적인 행동 뒤에 숨어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점은 '아니 왜 모든 사람들이 마이클한테 이렇게 쉽게 마음을 열고 호의적인데?'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된다. 그렇지 않았다면 마이클은 없었다.)
옛말에 '아이는 온 마을이 함께 키운다.'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이것도 옛 말이지만 아직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아이의 부모를 비롯해 그 아이의 칭얼거림을 참아주는 이웃, 그리고 사회가 있어야 아이는 안전히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유효한 면이 있다. 아이가 아닌 편견을 그 문장에 넣어보면 어떻게 될까. 나는 '편견은 모두가 함께 해야 깨부술 수 있다.'라고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보고 싶다. 우리 주변에도 깨부셔야 하는 편견들은 많다. 그리고 그 편견 속에서 피지 못한 채 사그러드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아니어도 되잖아.'라는 말로는 제2의, 제3의 마이클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리앤은 될 수 없어도, 우리는 코치나 그네를 밀어달라고 기꺼이 등을 맡기는 어린 소녀들정도는 될 수 있다.)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 본다.
산드라블록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따뜻한 그녀의 연기가 보고 싶은 분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성 드라마가 보고 싶은 분들, 울적한 마음을 영화로 위로 받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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