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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해외 영화

[드라마/전쟁영화] 프란츠(Frantz)_상세 줄거리, 결말(스포O), 인물소개, 관련 영화, 결말해석

by 삐와이 2020. 12. 10.

영화 프란츠 포스터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 영화 정보 >

 

- 제목 : 프란츠(FRANTZ)

- 감독 : 프랑수아 오종

- 출연 : 피에르 니니, 폴라 비어, 에른스트 스퇴츠너, 시리엘 클레어 외

- 개봉 : 2017.07.20

- 12세 이상 관람가, 113분

 

- 영화 관련 정보

칸영화제가 사랑한 젊은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또 한 편의 영화 [프란츠].(이 영화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3번째로 진출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내가 죽인 남자](1932)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프랑스아 오종은 인터뷰를 통해 거장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에 대한 존경, 부담을 토로하는 한 편 [프란츠]는 원작과 달리 남겨진 여자 '안나'의 감정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영화의 독창성에 대해 밝혔다.

 

흑백-파스텔톤을 오가는 연출법, 독일 작은 마을의 서정적 풍경, 그리고 다양한 예술의 힘으로 관객들은 이 영화 고유의 클래식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예술작품은 마네의 [자살], 쇼팽의 [야상곡 20번],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로 영화의 전체적 톤과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 영화를 통해 여주인공 '폴라 비어'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했고, 세자르영화제에서는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다양성 영화로 약 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국내 주요 포털의 관객평점은 7-8점대이다.(네이버 영화 : 8.72, 다음 영화 : 7.8)


< 한줄평, 관련 영화 >

 

감상평 : 전쟁이 낸 상흔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삶은 그렇게 찬란한 거짓과 가혹한 진실 속에 계속된다.

 

추천 대상 : 고전미 넘치는, 다양한 예술이 어우러지는 영화를 보고 싶은 분들/ 차분히 주인공들의 감정에 젖어들고 싶으신 분들

 

비추천 대상 :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진행되는 영화에 흥미가 없는 분들/ 명쾌하지 않은 결말의 작품은 싫으신 분들

 

※ 이 영화의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화면 연출은 고전적인 매력을 발산하면서 또 삶의 반짝이는 일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 영화처럼 흑백/컬러를 오가는 연출이 돋보였던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의 영화도 추천드립니다.

[영화 감상] 오페라의 유령_줄거리, 결말(스포),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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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정보 > - 감독 : 조엘 슈마허 - 배우 : 제라드 버틀러, 에미 로섬, 패트릭 윌슨 외 - 143분, 12세이상 관람가 - 개봉 : 2004.12.08 <영화 내용, 결말, 그리고 감상> ※ 영화의 주요 부분, 결말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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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에서 안나는 그림, 음악으로 프란츠, 아드리앵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입니다. 후반부에 이르러 저는 예술과 인간의 감정이 얽혀 만들어지는 톨스토이의 중편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이 작품이 궁금하신 분들께는 다음의 포스팅을 추천드립니다.

[독서 감상] 톨스토이_크로이체르 소나타 (작품소개, 줄거리, 서평,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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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 프란츠의 자세한 줄거리, 결말까지 나옵니다. 결말 부분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안내드릴게요~

영화 프란츠 인물관계, 인물소개

독일의 작은 마을. 전쟁으로 약혼자 프란츠를 잃은 안나는 의사로 일하고 있는 프란츠의 아버지 호프마이스터씨의 집에서 살아간다. 매일 같이 안나는 공동묘지 안 약혼자의 묘비 앞에 꽃을 두고 묘비 앞 정원을 가꾸는데, 아무도 챙길 사람 없는 묘비 앞에 어느날 꽃이 한다발 놓여있다. 안나는 묘지관리인을 통해 묘비에 꽃을 두고 간 사람이 프랑스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전쟁에서 얻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호프마이스터를 찾은 독일 젊은이 크로이츠는 호프마이스터에게 안나를 언급하며 본인이 안나에게 청혼을 하는 것을 허락 받으려 한다. 하지만 프란츠를 놓지 못한 안나는 단호하게 크로이츠의 관심을 차단한다.('당신을 이해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크로이츠에게 안나는 '이해한다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셨겠죠'라고 답하는 단호박 중에 단호박입니다.) 


어느날 호프마이스터의 진료실에 자신을 '아드리앵'이라고 칭하는 남자가 찾아온다. 호프마이스터는 그의 이름을 듣고 국적을 물어보고,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자 진료를 거부한다.(내 아들은 프랑스인에 의해 죽었소. 모든 프랑스인은 곧 내 아들을 죽인 자들이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아드리앵은 끝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쫓기듯 호프마이스터의 집을 나서게 된다.(맞습니다. 저도 전쟁터에 끌려갔죠....) 하지만 집을 나서는 아드리앵을 발견한 안나는 그의 생김새, 옷차림으로 그가 묘지에 꽃을 두고 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묵는 숙소로 찾아가 아드리앵을 집으로 다시 초대하기에 이른다.

 

안나, 호프마이스터 부인의 환대 속에 어렵게 다시 호프마이스터의 집을 찾아온 아드리앵. 안나는 아드리앵에게 '전쟁 전 프란츠가 프랑스에 갔었는데 그 때 사귄 친구인거죠?'라고 묻고 한동안 입을 열지못하던 아드리앵은 어렵게 입을 열고 프랑스에서 프란츠와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해 말한다.(프란츠와 저는 루브르에 갔었죠. 거기서 마네가 그린 뒤로 축 쳐진 남자의 그림을 봤어요. 등등....) 호프마이스터 부인과 안나는 마치 프란츠가 살아돌아온 듯 프란츠의 친구라 말하는 아드리앵과의 시간을 소중이 여기고 이후 지속적으로 프란츠를 초대한다. 처음에는 냉담하게 대하던 호프마이스터씨도 아드리앵에게 마음을 열고 점점 그를 기다리게 된다.

 

※ 안나와 호프마이스터의 부부, 아드리앵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안나는 아드리앵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 된걸까요? 이제부터 영화의 본격적인 결말이 진행됩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프란츠의 죽음 이후 묘지를 오가는 것 외에는 외출도 하지않고, 크로이츠의 댄스파티 초청도 거부하던 안나는 아드리앵과 프란츠에 대한 얘기를 하며 산책도 나가고, 함께 봄맞이 댄스파티에도 나간다. 그 자리에서 크로이츠는 프랑스인과 함께 댄스파티에 온 안나를 비난하고, 이후 호프마이스터씨는 아드리앵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동네 원로들에게 배척받기도 한다. 하지만 호프마이스터씨는 프랑스인이라고 무작정 미워할 일이 아니라며 결국 독일인 아들, 프랑스인 아들을 전쟁터로 내보내고 그들에게 군용품을 제공하던 사람들이 누구냐며 화살은 내면으로 돌려야한다고 역설한다. (초반에 모든 프랑스인은 내 아들을 죽인자들이라고 말했던 호프마이스터씨의 변화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드리앵과 벅찬 마음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는 호프마이스터 가족

여느 때처럼 아드리앵을 초대해 식사를 하고, 프란츠의 과거 사진을 보며 그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곤 했다고 말하는 호프마이스터씨의 가족. 그들은 아드리앵이 전문 바이올린 연주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프란츠가 연주했던 바이올린을 주며 한곡만 연주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드리앵의 연주로 집안은 모처럼 활기가 돌고 과거 프란츠와 함께 연주하던 안나는 피아노를 치고 호프마이스터부부는 행복에 겨워 서로에게 몸을 기댄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켜다가 그 모습을 목격한 프란츠는 갑자기 실신해버리고 만다. 안나와 산책 중 다소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수영을 했던 아드리앵이었기에 가족들은 모두 그가 감기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이후 아드리앵은 숙소에 혼자 있는 시간에 안나에게 편지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고뇌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호프마이스터 부부의 식사초대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아드리앵이 걱정된 안나는 그를 찾아가지만 그는 숙소에 없고, 프란츠의 묘지에서 다시 아드리앵을 만나게 된다. 아드리앵은 꼭 할말이 있다며 사실 그는 프란츠의 친구가 아니며, 그가 바로 프란츠를 죽인 사람임을 고백한다. (정신 없이 폭격이 쏟아지는 와중에 참호에서 서로 마주친 뒤 당황하던 중 결국 아드리앵이 먼저 프란츠를 쏴버린 것이다. 프란츠의 옷 안에 가족들, 안나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었고 그 편지 역시 아드리앵이 보낸 것으로 추측된다.) 사과를 하고 싶어서 독일로 왔지만, 자신을 프란츠의 친구라고 철썩 같이 믿는 가족들 앞에서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며 힘겹게 입을 여는 아드리앵. 안나는 감당하기 힘든 진실에 몸을 떨며 홀로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날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 아드리앵은 호프마이스터 부부을 찾아가 용서를 빌고싶다고 하지만, 안나는 그런 그를 가로막고 이미 자신이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 진실을 말했으며, 그들은 당신을 보고싶어하지 않는다며 홀로 그를 기차역까지 배웅한다. 아드리앵은 편지해도 되겠냐고 안나에게 묻고 그의 편지를 거부하던 안나는 정 해야겠다면 프란츠의 부모님이 아닌 자신에게 하라고 말하며 그를 보낸다. 하지만 안나는 사실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아드리앵의 홀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급하게 돌아가게 되었다는 얘기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호프마이스터 부부는 아드리앵을 보지 못한 채 이별한 것을 아쉬워하며 다시 돌아오기를, 건강하기를 바라게 된다.


아드리앵을 보낸 뒤 안나는 급격하게 창백해지고, 웃음을 잃는다. 그와 함께 걸었던 산책로에 있던 연못에 들어가 자살시도까지 하던 그녀. 그런 그녀에게 아드리앵의 편지가 도착한다. 안나는 먼저 편지를 읽어본 뒤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 다시금 용서를 구하는 부분은 태워버리고 즐거운 일상으로 가득찬 이야기로 바꿔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 읽어준다.(어머니는 건강이 좋아졌고, 파리에서 다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고 바빠서 못간다. 하지만 보고싶다.)

 

호프마이스터 부부는 안나에게 프란츠를 잃고 힘들어하던 그들을 일으킨 사람은 안나였다며 그녀에게 이제 너의 인생을 살라고 조언한다. 안나는 신부님을 찾아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달콤한 거짓으로 진실을 가린 자신의 죄를 고하고, 신부님은 진실을 알게 된들 무엇이 바뀌겠냐며 그녀의 거짓은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그녀를 달랜다. 한참을 고민하던 안나는 아드리앵에게 '당신의 거짓말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답장을 보낸다. 하지만 그녀의 편지는 수취인 부재로 반송되고, 호프마이스터부부는 아드리앵의 옛주소로 찾아가 그를 만나보라며 안나를 격려하고 그녀에게 여행을 위한 돈과 파리행 기차표를 쥐어준다.

파리로 향하는 기차 안 폐허가 된 프랑스 마을을 보게되는 안나

파리로 가는 기차 안에서부터 안나는 전쟁이 프랑스에 남긴 상흔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독일인이냐며 쌀쌀맞게 굳는 역무원, 맞은편에 얼굴이 반쯤 일그러진 참전용사의 모습, 폐허가 된 마을, 프랑스의 한 식당에서 군인이 들어오자 국가를 부르며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프랑스인들) 그녀는 아드리앵의 흔적을 좇아 그의 집 주소, 루브르박물관, 파리음악단 등을 찾아가지만 그를 찾을 수 없다.(루브르에서 아드리앵이 프란츠와 함께 봤다고 거짓말을 했던 마네의 작품 [자살]을 마주하기도 한다.) 가까스로 아드리앵의 친척의 주소를 찾아 그가 어머니가 살고있는 고향으로 내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안나는 그를 만나러 다시 프랑스 시골 마을로 떠난다.

 

안나는 마침내 아드리앵을 만나고,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 그러했듯 아드리앵에도 그가 듣고 싶어하는 달콤한 거짓을 전한다.(호프마이스터 부부도 당신을 용서한대요...) 안나와 아드리앵은 함께 마을을 산책하며 아드리앵이 독일을 떠난 뒤 둘다 죽으려 했다는 대화를 나눈다. 안나는 아드리앵의 배려로 그의 집에서 머물게 되고, 그의 집에서 가까운 친구,친척을 불러 식사하는 자리에도 함께 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안나는 아드리앵의 약혼녀를 만나게 된다.(이 부분에서 많은 관객들이 저 신현준 닮은 남자배우 대체 뭐냐!!! 하고 분노를 금치 못한다.) 전쟁에서 오빠를 잃었다는 아드리앵의 약혼녀는 안나에게 파티복을 제공하며 아드리앵의 독일행을 그녀 혼자 응원했었다고, 그를 용서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안나는 저녁식사 이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드리앵, 노래하는 약혼녀와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된다. 하지만 독일에서 아드리앵의 연주가 끝을 맺지 못했듯 안나는 연주가 진행되며 약혼녀와 아드리앵 사이에 오가는 눈빛을 바라보다 결국 피아노 연주를 마치지 못하고 방으로 올라가고 만다. 

쫓아온 아드리앵에게 바로 짐을 싸서 나가겠다고 말하는 안나. 아드리앵은 그런 그녀를 저지하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안나를 기차역으로 배웅해준다.(아드리앵의 엄마는 떠나는 안나에게 아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하고, 안나는 괴롭히는건 제가 아니라 프란츠죠. 라고 대답한다.) 아드리앵은 떠나는 안나에게 곧 있으면 열릴 결혼식에 참석해줄수 있겠냐고 묻고 안나는 안되겠다고 단호히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다시 루브르에서 마네의 자살을 보러온 안나.

그리고 얼마 뒤 호프마이스터 부부에게는 파리에서 온 안나의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 속 안나는 파리에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아드리앵을 만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부부에게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화면은 현재의 안나를 비춘다. 다시 홀로 루브르를 찾은 안나는 다시 마네의 [자살] 그림 앞에 선다. '이 그림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사람에게 안나는 '네. 살려는 의지를 주거든요.'라고 대답한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무채색의 영화는 제 색깔을 찾으며 끝이 난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남자주인공은 왜 그러냐, 여자주인공은 대체 무슨 생각인거냐' 등의 평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그럴듯한 결말, 잘 맺어진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주인공 안나와 호프마이스터 부부는 전쟁이 남긴 상처를 개인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아파한다.

그들은 사랑하는 약혼자, 아들을 앗아간 전쟁에 대한 아픔을 '프랑스'라는 또 다른 피해자에게 돌리며 상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 앞에 홀연듯 나타난 또 다른 전쟁의 아픔을 가진 남자 아드리앵은 거짓으로 그들에게 진실된 행복과 해방감을 선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을 죽인 당사자 아드리앵에 의해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하고,

프랑스가 아닌 전쟁에 동조한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리기 시작한 호프마이스터 부부 그리고 프란츠의 자리에 그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남자 아드리앵을 대입하기 시작한 안나.

이 감정이 무엇인지 채 알기도 전에 안나는 아드리앵으로부터 끔찍한 진실을 전해듣는다.

 

진실을 알게 된 안나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안나는 '당신의 거짓말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로 아드리앵을 용서하고, 그가 세운 거짓의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영화는 마치 그녀의 용서를 기다리기라도 한것처럼 안나에게 진짜 진실을 가차없이 드러낸다. 

 

피해자의 관점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만 전쟁을 바라보던 안나는

프랑스 여행을 통해 '프랑스인이 바라 본 독일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전쟁이 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보게되고, 또 전쟁으로 오빠를 잃었다는 아드리앵의 약혼녀를 마주하게 된다. 

안나가 사는 진짜 세계에서 프란츠는 사라졌고(그는 아드리앵으로 대체될 수 없다.), 모두는 상처입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안나와 아드리앵이 이어진다면 그 사이에는 늘 프란츠가 있었으리라...)

안나가 본 마네의 그림 [자살]

'나는 진실을 알았어!' 하는 순간 봇물터지듯 터진 진짜 세계에서 안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로 결심한다.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겨 뒤로 쓰러져버린 남자를 그른 마네의 그림은

안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걸까. 나는 그녀가 그 안에서 프란츠(죽은 남자는 시신을 찾을 수 없는 프란츠 처럼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은채 뒤로 고꾸라져 있다.), 그리고 전쟁(전쟁은 결국 스스로에게 방아쇠를 당긴 자살행위에 불과하다.)을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대한 작별과 함께 안나는 진짜 세계에서 굳건히 바로 서게 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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