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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해외 영화

[영화 감상] 오페라의 유령_줄거리, 결말(스포), 감상평

by 삐와이 2020. 7. 27.

 

이미지 출처 : Daum영화 포스터

 

< 영화 정보 >

 

- 감독 : 조엘 슈마허

- 배우 : 제라드 버틀러, 에미 로섬, 패트릭 윌슨 외

- 143분, 12세이상 관람가

- 개봉 : 2004.12.08


<영화 내용, 결말, 그리고 감상>

 

※ 영화의 주요 부분, 결말에 대한 부분이 꽤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해주세요.

 

   사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사랑은 늘 아름다운 모습을 보일까.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 파격적인 전개로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그렇게 나의 주말을 적셨다.


   흑백 화면 속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극장으로 들어가는 어느 노신사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때는 1919년, 노신사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폐허가 된 옛 오페라 극장의 터로 그 곳에서는 과거 오페라 극장에서 쓰던 물건들을 경매로 팔고 있다. 그리고 경매장에서 부서진 샹들리에를 소개할 때, 샹들리에의 불이 켜지며 화면은 언제 그랬냐는듯 휘황찬란한 색채로 뒤덮힌 1869년 오페라극장으로 전환된다.

 

영화 중간중간 펼쳐지는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재미는 높아진다.

 

   파리의 오페라하우스는 몇 시즌째 공연을 진행해오는 카를로타가 리허설에 한창이다. 프리 마돈나 답게 첫 등장부터 까칠함을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발산하고 있는 그녀의 앞에 오페라하우스의 새 주인이 되는 2명의 신사와 후원자 라울 백작이 소개된다. 새로운 극장주 앞에서 오페라의 아름다운 아리아 'Think of me'를 부르는데,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위로 극장의 무대장치가 떨어지면서 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짓이라고 웅성인다. 미적지근한 새 주인과 극장에서의 잦은 사고로 분노한 카를로타는 공연을 하지않겠다고 나가버리고 그녀의 대체자로 익명의 선생님으로부터 레슨을 받았다는 '크리스틴 다예'가 무대에 오르게 된다.

 

   첫 무대에서 청아한 목소리, 아름다운 외모로 청중들을 사로잡은 크리스틴은 오페라 극장의 새로운 후원자 라울의 어린시절 친구로 라울은 반가운 마음에 무대를 마친 크리스틴을 찾아간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음악의 천사'가 기다리고 있다며 라울과의 저녁자리를 거절하고, 그날 밤 '음악의 천사'는 크리스틴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The Phantom Of The Opera'를 부르며 크리스틴을 사로잡는 유령. 이 노래에서 유령의 카리스마는 과히 압도적이다.

   '음악의 천사'는 오페라 극장 지하에 살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령은 그녀를 데리고 지하로 내려가 음악으로 그녀를 사로잡으려 한다. 반쯤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반쯤은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씌워진 가면을 벗겨내고, 가면에 가려진 유령의 흉측한 외모를 보게 된다. 크리스틴에게 끔찍한 외모를 들켜버린 유령은 불같이 화를 내고 크리스틴을 다시 극장으로 올려보낸다.

 

   한 편 오페라극장에서는 크리스틴의 실종으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유령은 오페라극장의 관계자들에게 '본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새로운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크리스틴을 주인공으로 세울 것'을 명령하는 편지를 보낸다. 오페라극장의 주인들은 유령의 말에 굴복할 수 없다며 카를로타를 주인공으로 오페라를 상영하는데, 카를로타는 무대 중 목소리를 잃고 무대장치를 관리하던 부케는 목 매단 시체로 오페라 무대 위로 떨어진다.


   라울은 일련의 사건들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심을 보이는 크리스틴을 위로하고, 두 주인공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그로부터 6개월 뒤, 한동안 잠잠했던 오페라 극장에는 평온함이 감도는데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신년 파티자리에 오페라의 유령은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이 작곡한 '돈 주앙의 승리'악보를 던지고 라울백작과 작은 실랑이를 벌이고 사라진다. 라울 백작은 오페라 극장에서 발레를 지도해오던 '마담 지리'에게서 유령의 정체를 알게 되고, 크리스틴에 대한 유령의 집착에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가면무도회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 중 하나. 평온하게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두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라울은 오페라의 유령과 결단을 내기 위해 유령이 작곡한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크리스틴을 세우고, 대신 오페라극장에 무장한 경찰을 들여 유령을 잡을 계획을 세운다.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유령이 반드시 본인을 데리러 올 것이라며 무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지만 라울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무대에 오르게 된다.

 

   유령은 무대 중간에 남자주인공을 쓰러뜨리고 그를 대신해 무대에 오르고, 오페라 무대에서 크리스틴과 환상적인 듀엣으로 무대를 완성한다. 크리스틴은 극의 마지막 유령의 가면을 벗겨버리고, 유령은 오페라 극장의 무대를 무너뜨리고, 샹들리에를 떨어뜨려 극장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채 크리스틴을 데리고 지하로 도망친다. 라울은 '마담 지리'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크리스틴이 있는 지하로 따라가지만, 유령의 덫에 걸려 목 매달려 죽을 위기에 처한다. 

 

   유령은 크리스틴에게 라울의 죽음과 본인과의 결혼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하고,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강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진정으로 무서운 것은 당신의 외모가 아닌, 뒤틀린 당신의 마음이라는 말을 하며 유령에게 키스를 하고, 크리스틴의 키스를 받은 유령은 크게 동요한다. 유령은 크리스틴과 라울에게 모든 것을 잊고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자신을 찾아오는 무리들을 피해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다시 흑백화면, 늙어버린 백작은 크리스틴의 무덤 앞에서 경매에 낙찰받은 물건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영화는 2시간 23분으로 매우 길지만, 위에 정리한 스토리만 보아도 그 긴 상영시간이 빈틈없이 꽉 채워져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사랑이 등장하지만 크게 4가지의 사랑이 주로 다뤄진다.

 

음악을 매개로 강한 집착과 열망을 보이는 사랑

오랜시간 꿈꿔온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선보이게 해준 유령에 대한 두려움, 공포, 연민이 섞인 사랑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유령과 목숨 건 싸움을 벌이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랑

순수하게 본인만을 위해 사랑을 맹세하는 남자를 향한 사랑

 

   이 4가지 사랑 외에도 주연배우가 사라지던, 무대 관리자가 죽던 표만 팔리면 된다고 말하는 오페라 극장의 주인들이 돈에 대해 보이는 사랑, 아버지를 향한 크리스틴의 사랑, 하다못해 카를로타와 그녀의 연인 피앙지의 사랑까지 다양한 면모의 사랑이 영화를 장식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현장에는 늘 감미롭고 강렬한 음악이 함께 하고, 관객들은 각기 다른 사랑의 노래에 때로는 숨이 막히고 때로는 미소를 지으며 결국에는 영화에 깊이 사로잡히고 만다.

 

   이 전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보고도 글을 쓴 바 있지만, 많은 예술들 중 특히 음악은 관객과 예술가, 혹은 예술가 사이의 호흡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특히나 매혹적인 부분이 있다. 유령과 크리스틴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장면은 라울과 크리스틴이 함께 있을 때 보여주는 평온함의 사랑과는 또 다른 숨막힘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영화가 다시 사랑의 빛을 잃어 회색으로 전환되고, 관객들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때 즈음 우리는 크리스틴의 무덤가에서 유령이 남겼을 것으로 예상되는 검은 리본이 달린 장미꽃 한송이를 본다. 그리고 그 장미꽃만이 화면에서 색을 찾으며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유령이 남긴 꽃일까. 유령에 대한 라울의 기억이 남긴 환상일까.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에도 주말 내내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노래들은 계속 찾아들었던 나는 무덤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색색의 꽃들을 떠올렸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내는 형형색색의 빛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그 빛에는 늘 사랑이 있었구나...생각한다.

 

※ 감상 중간중간 삽입된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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