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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해외 영화

[영화 감상] 쥬만지: 새로운 세계_줄거리, 결말(스포), 감상후기, 리뷰, 관련 정보

by 삐와이 2020. 7. 23.

이미지 출처 : Daum영화 포스터

< 영화 정보 >

 

- 감독 : 제이크 캐스단

- 배우 : 잭 블랙, 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카렌 길런

- 개봉 : 2018.01.03

- 118분, 12세관람가


<영화 내용, 결말, 그리고 감상>

 

※ 감상 중간에 영화의 주요 부분, 결말에 대한 부분이 꽤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영화감상 부분을 뛰어넘고, 마지막 배경지식 부분만 읽어주세요!

 

오리지널 쥬만지(1996년 개봉)의 스틸컷

  '쥬만지'하면 가슴 한켠에서 두구두구 북소리 같은게 울리는 사람은 나뿐일까. 90년대에는 지금처럼 유튜브, 인터넷이 발달해있지는 않아서 TV, 비디오방 영화, 책이 어린 나에게는 유일한 즐길거리였다.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듯이 게임을 소재로한 '쥬만지'는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재미있었고, 영화를 보고 나면 늘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나도 한 번 저 게임을 해보고싶다는 설레임을 가지곤 했다. 그런 내게 킬링 타임용 영화로 [쥬만지 : 새로운 세계]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오리지널 [쥬만지]에 대한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어떤 점이 다른지, 어떤 점이 비슷한지 생각할 수 있어서 작품 자체의 재미를 넘는 다른 재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해변가에서 '쥬만지'게임을 발견하는 알렉스의 아버지.

  영화 속에서 쥬만지가 처음 소개되는 부분은 오리지널 쥬만지를 떠올리게 한다. 해변가에서 산책을 하던 중년남성이 쥬만지의 게임판을 발견하고 아들에게 게임판을 전달한다.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아들은 "요즘 누가 보드게임을 해?" 투덜거리고 다시 게임에 열중한다. 하지만 쥬만지의 북소리는 주인공이 편안한 밤을 보내도록 두지 않는다. 밤이되자 아무렇게나 던져둔 게임판에서 초록색 불빛과 북소리가 울려퍼지고, 어느새 보드게임이 비디오 게임팩으로 바뀌어 있다. 비디오 게임팩을 키고 게임을 시작한 소년의 방에서 초록색 불빛이 번뜩이고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각기 다른이유로 방과후 창고방을 정리하게된 4명의 학생. 우리의 주인공들이다. 사진속 좌측부터 스펜서, 프리지, 마사, 배서니

  첫 도입부가 끝나자 주인공인 것 같았던 소년은 온데간데 없고 새로운 등장인물 4인방이 등장한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성격의 스펜서, 스펜서와 어린시절 절친한 사이였지만 크면서 서먹해진 미식축구부 프리지, 강단있는 성격이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운동을 싫어하는 마사, SNS에 설정샷을 올리며 수시로 반응을 확인하는 학교 퀸카 배서니.

 

개성 강한 4명의 친구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교장선생님께 불려가 방과 후 창고정리를 하게되고,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된 '쥬만지'게임을 켜서 버튼을 누르고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오리지널 쥬만지의 재미가 '주사위를 던졌을 때 다음에 무엇이 나올까'하는 조마조마함에 있었다면 이번 쥬만지에서의 주요 재미는 현실에서 4인방이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가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난다는 점에 있다. 

 

소심했던 성격의 스펜서는 우락부락 근육질 몸매에 용기 있는 캐릭터 브레이브스톤 박사가 되고

건장한 체격에 자신감넘치던 프리지는 키도 작고 달리기까지 못하는 동물학자 무스가 되고

전형적인 아웃사이더 마사는 미모의 여전사 루비가 되고

마지막으로 SNS중독자 미소녀 배서니는 뚱뚱한 지도학자(?) 셸리 오베론이 된다.

 

  각자 현실과 딴판의 캐릭터로 변신해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한 단계 성장해가는 인물들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소녀 배서니를 연기하는 잭블랙의 잔망스러운 연기에서 빵 터진 부분이 많았는데 여성에서 남성으로 유일하게 성별이 바뀐 배서니가 "내가 비만 아재라니..."라고 충격에 빠지거나, 남성의 신체 부위에 놀라움을 표현하며 리액션을 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여성관객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신선하고, 웃음이 나는 포인트였는데 남성관객들에게는 이 부분이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

영화 속 재미를 더해 준 '배서니', '셸리 오베론'을 연기한 배우들(매디슨 아이즈먼, 잭블랙)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지령을 수행하던 기존의 게임 룰은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롤플레잉게임으로 바뀌었고, 각 플레이어들의 목숨은 3개씩 주어진다. 각 캐릭터의 강점과 약점도 뚜렷해서 어릴 때 비디오게임 콘솔을 잡았던 경험이 있는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설정이 영화로 표현되어 반가움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각 게임의 캐릭터만큼 이 영화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강점은 현실과 가상캐릭터 간의 성격반전에서 오는 재미, 그리고 광활하고 아름다운 정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장면이 꼽힐 수 있겠고 약점은 게임 속 이야기에는 정작 관심이 덜 간다는 사실이다. 주인공의 노력 여하에 바뀌는 부분도 없고, 게임의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서 아슬아슬함이나 다음 장면에 대한 궁금함이 생기지 않아 오리지널 쥬만지에서 주사위를 던졌을 때 글자가 떠오르기 까지의 과정에서 느꼈던 흥미진진함이 그리워졌다. (역시 어떤 영화든 후속작은 전작의 그림자가 가장 큰 부담이다.)

 

  개인적으로 예술영화, 심오한 영화, 강력한 메세지가 있는 영화,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드는 영화만이 걸작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하는 일이 다르듯 영화도 만든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걸맞는 영화라면 잘만든 영화라고 칭찬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쥬만지]라는 오리지널 영화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내 기준에서는 팝콘무비로서 '충분히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름 휴가 때 괜찮은 액션어드벤쳐 영화를 보고싶거나, 가볍게 웃으며 볼 영화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  영화 관련 잡다한 정보 >

 

- '쥬만지'라는 단어는 남아프리카 토착 원주민 중 하나인 줄루 부족의 말에서 비롯했는데 뜻은 '여러 가지 효과'이다.

 

- 오리지널 [쥬만지](1995년)가 최초 원작일 것 같지만, 원작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 작가가 쓴 단편 동화이다.

 

- 쥬만지의 컨셉을 빌어 만든 후속 영화로는 [자투라:스페이스 어드벤쳐](2005년), [쥬만지: 새로운 세계](2017년), [쥬만지:넥스트 레벨](2019년) 작품들이 있다. 후속 영화 중에서는 오리지널을 따라올 영화는 없지만 그 중에서는 [쥬만지: 새로운 세계]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 가장 마지막에 제작된 [쥬만지:넥스트 레벨]에는 쿠키영상이 존재하는데, 쿠키영상을 보면 또 다른 차기작도 예정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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