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
- 감독 : 알렉산더 페인
- 배우 : 조지 클루니, 쉐일린 우들리, 아마라 밀러, 닉 크라우스, 패트리샤 하스티, 주디 그리어 등
- 개봉 : 2012.02.16
- 115분, 15세이상 관람가
< 영화 내용, 결말, 그리고 감상 >
※ 감상 중간에 영화의 주요 부분, 결말에 대한 부분이 꽤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영화감상 부분을 뛰어넘고, 마지막 배경지식 부분만 읽어주세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이 영화가 왜 코미디로 분류되냐고 불만을 표하는 평자들도 있지만, 나는 이 영화를 아주 잘 만든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맷 킹의 첫 내레이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미국 본토에 사는 내 친구들은 내가 하와이에 살기 때문에 지상낙원에서 하루하루가 계속되는 바캉스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가 매일 바닷가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매일 서핑을 하고, 엉덩이를 흔드는 훌라 춤을 추면서 사는줄 안다.
미친거 아니야?
(중략)
나는 서핑을 안하지 15년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23일간 나는 튜브와 오줌통의 연속인 낙원에서 살고 있다.
낙원? 웃기고 있네."
이 내레이션이 흐르는 동안 영화는 하와이의 노숙자, 집을 잃은 사람들 등 무거운 장면을 연이어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표정이 있는 맷 킹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모터보트에 매달려 서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후 그녀는 병원에서 혼수상태의 모습으로 영화에 배경처럼 존재한다.)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의 병실에서 우리는 주인공 맷 킹을 처음 만나게 된다. 사고가 나기 전 그는 오랜 시간동안 아내와 대화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두 딸의 양육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그는 아내가 깨어날 동안 교류가 끊긴 두 딸을 도맡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 그에게 맡겨진 두 딸은 마냥 협조적이진 않다.
둘째 딸 스코티는 엄마의 혼수상태 사진을 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친구에게 이상한 문자를 보내 맷이 함께 사과를 하러가야 하는 등 다소 독특한 면이 있는 아이였고,
이런 둘째 딸 스코티를 돌보고, 자기에게도 힘이 되어줄거라 믿었던 첫째 딸 알렉스는 사립학교 기숙사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의사는 그에게 아내의 상태가 회복 불가능이며,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이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릴 것을 권한다. 맷은 혼자 감당하기 힘든 과제를 부여받고 딸 알렉스에게 진실을 말하고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한다. 엄마를 잃은 슬픔에 복잡한 반응을 보이는 알렉스를 통해 맷은 감당하지 못할 진실을 또 하나 듣게 되는데, 맷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는 장면을 딸이 목격했고, 심지어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맷이 신경써야하는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맷의 집안은 하와이 전통왕족과 미국 선교사가 결혼해서 이어진 집안으로 오랜기간 물려져온 하와이의 땅을 신탁관리해오고 있었다. 법적으로 신탁관리 기간 만료가 다가오면서 조금이라도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관리하고 있는 땅을 파는게 이익인데, 미국 자본회사와 하와이 본토 회사가 거액의 사업 제안을 한 상황이고, 맷은 친척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심지어 맷의 결정은 뉴스, 신문에서도 주목하는 큰 사건으로 하와이 주민들의 관심을 한 눈에 받고 있다.
그렇게 두가지 문제에 직면한 맷은 알렉스, 스코티, 그리고 알렉스가 데려온 얼빠진 친구 시드와 함께 아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찾아 아내의 죽음을 알리러, 그리고 곧 팔게 될 하와이의 땅을 보러 카우아이 섬으로 떠난다.
카우아이 섬에서 맷은 가족과 함께 며칠 뒤면 팔리게 될 자연 그대로의 땅을 보고,
아내의 외도 상대, 브라이언 스피어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에게 아내의 상태를 전달하며,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아내와는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인지 묻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브라이언은 본인의 아내를 사랑하고 엘리자베스와는 단지 바람일 뿐이었다고, 그리고 그 둘의 사이는 '그냥 그렇게 된 것'이라고, '모든건 다 그냥 그렇게 되버리는 것'(Everything's just happened.)이라고 말한다.
가족과 함께 카우아이 섬에서 돌아온 맷은 아내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신탁관리 해오던 땅도 팔지 않고 방법을 찾을 때까지 일단 이 땅을 그냥 두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어떻다는거야?' 누군가는 이 이야기를 밋밋한 이야기,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는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날 아내의 사고로 본인 앞에 남겨진 것들을 찬찬히 바라보고 고민하게 되는 맷 킹의 모습을 보며 나는 영화 제목의 함의를 느낄 수 있었다.
하루 하루 일에 몰두하느라 바라보지 못했던 본인의 결혼 생활, 자녀들과의 유대, 그리고 하와이인으로써의 정체성과 하와이에대한 고마움을 다시 느끼며 맷은 애증의 대상인 아내를 예의를 갖춰 보내고,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고, 하와이 땅을 그냥 그렇게 되어버릴 수 있도록 두기로 한다.
때로는 멈춰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남겨진 자들은 가끔은 멈춰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내 곁에 누가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돌아보는게 어떨까.
< 영화 관련 잡다한 정보 >
- 2012년 개봉 당시 [디센던트]는 골든글로브, 아카데미에서 노미네이트, 수상을 하며 전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편집상, 각색상 5개 부분 후보에 그쳤고, 6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을 실제 수상했다. 참고로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3개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섹시한 중년 남성배우로 국내에 알려진 조지클루니는 이 때 받은 남우주연상이 [오 형제여 어디있는가]에 이은 두번째 수상이며, 두 영화 모두 코미디 영화였기에 조지 클루니는 코미디에 강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 감독은 두 딸의 캐스팅에 굉장한 공을 들였는데, 두 배우 모두 신인이다.
지금은 영화 [다이버전트], [안녕, 헤이즐]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굉장히 친숙하지만 당시 알렉스 역의 '쉐일린 우들리'는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TV드라마 배우에 불과했다. 이 영화로 인해 영화계에서 그녀는 엄청난 영화계에서 엄청난 러브콜을 받게 된다.
스코티 역의 '아마라 밀러'는 촬영 3주 전 최종 캐스팅 되는 등 극적인 캐스팅 비화가 있다. 300명이 넘는 지원자의 오디션을 보고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감독은 우연히 촬영감독의 친구의 딸을 소개받고 아마라의 오디션 영상을 받아본다. 영상을 통해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아마라는 이렇게 이 영화에 합류하게 된다.
- 영화 [디센던트]는 사실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마우이 하트 헤밍스의 동명 소설 [The Descendant]이 오리지날 컨텍스트이다. 작가 헤밍스는 하와이 촬영 세트장에도 방문했고 영화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보였다. 영화의 작은 부분들은 원작과 다른 부분도 많지만 전반적인 내용의 흐름은 동일하다.
(다른 부분은 맷의 아내의 성격, 일화가 좀 더 자세히 기술되면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맷의 나래가 광고 모델이었다거나, 맷의 땅을 판매할 때 친척들을 구슬리는 등의 일화가 추가된다.)
※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여기저기서 읽고 들은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포스팅에서 틀린 부분이 있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수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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