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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해외 영화

[영화 감상] 러브 앤 머시(Love and Mercy) 줄거리, 감상 후기, 관련 배경지식 (feat. 비치보이스)

by 삐와이 2020. 7. 14.

< 영화 정보 >

 

- 감독 : 빌 포래드

- 배우 : 존 쿠삭, 폴 다노, 엘리자베스 뱅크스, 폴 지아마티

- 2015년 개봉/미국

- 121분, 15세 관람가- 짧은 줄거리 : 1962년 서프뮤직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끈 그룹 '비치 보이스'. '비치 보이스'의 중심에는 그룹의 작곡을 담당하던 '브라이언 윌슨'이 있었다. 천재 뮤지션으로 명성을 날리던 어느 날, 브라이언은 더 이상 쾌활한 해변가 노래가 아닌 머릿속에 그려지는 심오하고 파격적인 노래들을 세상에 선보인다. 하지만 이 노래를 향한 그룹원들의 시선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았고 작곡 스트레스로 브라이언은 어느덧 스스로를 잃은 채 주치의 진의 감시하에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브라이언은 우연히 자동차 판매원으로 일하는 멜린다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브라이언과 멜린다의 사랑은 어떤 결실을 얻게 될까. 그리고 그는 다시 스스로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 감상>

※ 스포를 목적으로 하고 쓴 글은 아니지만, 개인의 감상 중 결말이나 주요스토리를 연상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을 수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Wouldn't It be nice♪'

우울함이란게 없는 세상이 있따면 그 세상에는 이런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지 않을까.

비치보이스의 노래를 '첫키스만 50번째'등의 몇몇 코미디 영화 주제곡으로만 

알고 있었던 나는 이렇게 그들의 삶도 우울함 따윈 없었을거라고 속단했다.

 

고뇌와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사실적 연출,

브라이언윌슨 그 자체였던 배우들(존 쿠삭과 폴 다노)의 명연기,

그리고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음악들로 구성된 이 영화를 통해 나는 비로소

비치보이스를 바로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우울함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 세상,

그 삶을 견딘 뒤 발표된 'Love and Mercy'로 에무시네마의 작은 상영관을 가득채우며 끝이 났다.

 (이 영화를 개봉시기에 맞춰보지 못했던 나는 우연한 기회로 에무시네마에서 이 영화를 재상영할 때 볼 기회를 얻었다.)

우울함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은 순간이 오면

나는 다시 그 작은 상영관에서 앞사람들의 머리로 슬쩍 가려진 스크린 위에서

지긋이 나이가 든 브라이언윌슨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날은 가을치고는 유난히 추웠지만

당신과 함께였고 우리가 좋아하는 가수는 이 노래를 자기네 색깔로 불렀지.

그는 어떻게 그 모든 우울함을 삼켜내고

'Love and Mercy'를 외칠 수 있었을까.

이 세상과 그의 삶과 음악을 속단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의 고리는 늘 그즈음 어디선가 끊어지고

그래서 나는 우울함 밖에 남지않은 것 같은 순간에

내 삶을 지금 이순간으로 속단하지 않기로 한다.


< 그 밖의 영화 관련 몇 가지 정보들 >

 

- 상당한 저예산 영화로 몇 번 영화가 엎어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위기를 거쳤다고 한다. 지금의 감독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사비를 털어넣어서 겨우 제작이 된 케이스이다.

 

- 영화가 과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브라이언 윌슨'은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 그 이상으로 어릴 때에는 아버지 '머리 윌슨'(Murry Wilson)으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창작 압박을 받고, 이후 '멜린다 레드베터'(Melinda Ledbetter)를 만나기까지는 그의 주치의 였던 '유진 랜디'(Eugene Landy)에 의해 심한 구속과 억압을 받게 된다. 이렇게 살펴보면 그 속에서 꽃 피운 그의 음악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 이런 그의 삶에서는 한국의 천재 예술가 유진 박씨가 생각나기도 한다. )

 

- 실제로 '유진 랜디'는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 작업에도 심하게 관여했고, 좋은 평가를 끌어내지 못했던 [15 Big Ones]나 [M.I.U Album, L.A (Light Album)]같은 앨범 작업 시에는 공동 작곡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때 올라간 작곡 크레딧은 멜린다가 유진 랜디로부터 브라이언을 해방시킨 이후 모두 삭제한 상태이다.

 

- '브라이언 윌슨'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폴 다노'는 이 작품에서 생경하게 느껴지는데, 그 이유가 작품을 위해 살을 10kg이상 찌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순수한듯, 열정적인듯, 어딘가 주눅는 듯한 '브라이언 윌슨'의 복합적인 캐릭터를 잘 묘사했다고 평가 받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존 쿠삭보다 폴 다노의 브라이언 윌슨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폴 다노는 이 영화로 인해 '보스턴비평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을 했고, 이 외 몇몇 시상식에서도 후보지명을 받았다. 폴  다노의 수상은 이 영화의 유일한 수상 기록이다.)

 

- 개인적으로 '멜린다'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이 영화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었다고 느껴진다. [모던 패밀리]에서 '살'이라는 정신없는 게이 부부의 절친 캐릭터를 연기하던 모습이라던가, [피치 퍼펙트]에서 요상한 심사평을 늘어놓던 심사위원, [헝거 게임]에서의 과장된 꾸밈을 내려놓은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새로운 배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극으로 더 많은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는데, 최근에는 [미녀삼총사]와 같은 여성 중심의 영화에 감독으로도 활동방향을 넓혀가고 있다.

 

- 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아티커스 로스'로 ‘Surfer Girl’, ‘Fun, Fun, Fun’, ‘Good Vibrations’, ‘God Only Knows’, 'One kind of Love' 등의 비치보이스의 명곡을 영화에 매시업하고 변형해서 등장시켜 화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가 수많은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1등 공신이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버드박스]의 음악을 담당했던 음악감독으로 기억하고 있다.

몇 편의 앨범을 낸 뮤지션이기도 하고, 부인인 클라우디아도 음악을 하고 있는 뮤지션 가족이다.

 

※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여기저기서 읽고 들은 내용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포스팅에서 틀린 부분이 있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수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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