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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애니메이션

[판타지/어드벤처 영화] 소울(Soul, 2020)_줄거리, 결말(스포O), 감상평, 관련 영화

by 삐와이 2021. 4. 11.

 

영화 소울(soul) 포스터

 

< 영화 정보 >

 

- 제목 : 소울(Soul)

- 감독 : 피트 닥터, 캠프 파워스

- 출연(목소리) : 제이미 폭스(조 가드너), 티나 페이(22), 그레이엄 노튼, 레이첼 하우스(테리) 외

- 개봉 : 2021.01.20

- 107분, 전체관람가

 

- 영화 관련 정보

디즈니·픽사의 2020년 신작 영화 소울(Soul)은 2015년 기발한 발상으로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사이드 아웃'을 연출한 피트 닥터 감독의 후속작으로 알려져 개봉 전부터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 번에 받았다.

 

개봉 전 73회 칸 영화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2021년 골든글로브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2021년 4월 현재 오스카 '장편애니메이션'부문, '음악'부문 등에 노미네이트 되어있는데 [업],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피트 닥터 감독의 3번째 수상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이 재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만큼 영화의 음악에도 특히 많은 신경을 썼는데 이 영화의 음악은 존 바티스트가 맡았고 한국판에서는 가수 이적이 영화에 영감을 받아 직접 작사, 작곡한 엔딩크레딧이 붙는다(이 음악은 유튜브에서 '소울ost'를 검색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많은 국가에 개봉하지는 못했지만, 2020년 크리스마스날 디즈니플러스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연휴기간에만 미국에서 240만 스트리밍을 기록하는 기염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203만명을 동원했고 관객들의 평점은 8-9점대를 보이고 있다.(다음 영화 : 8.8, 네이버 영화 :  9.31)


<감상평, 관련영화>

 

- 감상평 : 직업, 목표, 재능만이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아님을 보여주는 영화. 지금 숨쉬고 있는 수많은 인류에 대한 픽사의 따뜻한 위로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를 받는다.

 

- 추천 대상 : [업], [인사이드 아웃]등 기존 피트 닥터 감독의 작품을 인상깊게 본 관객들, 어른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는 분들, 삶에 허무나 우울을 느끼고 방향성을 잃은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분들

 

- 비추천 대상 : 화려한 액션이나 귀염뽀짝한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분들

 

※ 이 영화는 전세계 주요 영화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휩쓸 것이라 기대되는 픽사의 신작입니다. 2009년 주요 영화제를 휩쓸었던 또하나의 감동적인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궁금하시다면 다음의 영화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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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상세한 줄거리를 소개하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결말부분에 앞서서는 다시 안내드릴게요!

 

영화는 한 중학교의 밴드부원들이 엉망진창으로 연습을 하고, 그런 학생들 앞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기간제 교사 조 가드너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조 가드너는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들어간 재즈바에서 재즈로 인해 전율이 흐르는 것을 경험하고 음악과 사랑에 빠지게 된 사람으로 비록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정직원이 될 제안까지 받게 된다.

 

조가 정식 교사 제안을 받았다는 말에 의상실을 운영하는 조의 홀어머니는 뛸듯이 기뻐하지만, 막상 조는 정직원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평생 꿈이었던 직업 연주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던 그에게 옛제자가 연락이 오고 유명 재즈음악가인 도로시 윌리엄스의 밴드에 피아니스트 자리가 비었으니 오디션을 보러오라고 알려준다. 조는 망설임없이 도로시 윌리엄스의 클럽으로 향하고 그녀의 앞에서 그의 음악적 열정을 증명해보이며 오디션에서 합격한다.

(처음에는 중학교 음악교사라는 말에 어쩌다 우리 밴드가 이정도 수준까지 내려갔냐고 실망하지만, 알려주지 않아도 곡을 따라가고 나중에는 몰입해서 맛깔나게 솔로연주를 해내는 조에게 감탄한다.)

 

우상 중 하나였던 도로시 윌리엄스에게 인정받는 조 가드너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하지만 오디션에 합격해서 기뻐 날뛰던 조는 그만 도로에서 뚜껑이 열려있는 맨홀에 빠지고 말고, 눈을 떠보니 몸을 상실한 영혼의 상태로 어디론가 향하는 하얀 계단 위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한다.조는 평생의 목표를 앞에 두고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죽음의 길을 따라가는 다른 영혼들과 달리 하얀 계단 위에서 도망치려고 발버둥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태어나기 전 영혼들의 세상'으로 떨어지게 된다.

 

'태어나기 전 영혼들의 세상'은 아기 영혼들을 돌보는 '제리'라고 불리는 영혼지도자(이름은 하나지만 하나의 존재는 아니다. 그리고 형체도 자유자재로 바꾸고 어디든 나타나고 사라질 수 있다.)가 어린 영혼들이 성격을 가지게 돕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기 영혼들은 다양한 재능, 성격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지구에 살다온 영혼들을 멘토로 맞아 자신만의 '불꽃'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불꽃을 찾은 영혼만이 지구로 내려가는 통행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조는 어린 영혼들이 지구로 내려가는 통로로 몇번이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멘토로 오해를 받아 어린 영혼들을 이끄는 '유세미나'에 참석하게 된다. 그곳에서 조는 수천년간 지구로 내려가지 못한(지구로 내려가는 것을 거부한 영혼이라고 소개되지만, 실상은 불꽃을 찾지 못해 내려갈 수 없었던 영혼이다.) 영혼 '22'를 만나게 된다.


※ 간절히 지구로 가고싶은 '조'와 지구 따위에 가고싶지 않다는 영혼 '22'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이제부터 영화의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여서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꼭 영화를 보고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시기를 추천합니다.

 

지구로 가고싶은 조, 그리고 지구에 흥미가 없다는 영혼 22

 

22는 간디, 테레사 수녀 등 수많은 훌륭한 영혼들이 자신의 불꽃을 찾아주기 위해 힘썼지만 실패했다며 조의 가르침을 거부한다. 하지만 조는 자신은 사실 훌륭한 영혼이 아니고 그저 지구로 돌아가서 평생의 꿈이었던 재즈 연주가가 되고 싶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22에게 밝힌다. 

 

조는 22에게 지구에 대신 내려가서 평생 이곳에서 살수있게 해줄테니 함께 불꽃을 찾아서 지구통행증만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제안을 하고 지구통행증을 떼어내면 더이상 귀찮은 유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22도 흔쾌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둘은 영혼들이 불꽃을 찾는 공간인 '모든 것의 전당'으로 향해 다양한 체험을 해보지만 22는 조가 제안하는 그 모든것에 시큰둥한 반응만 보일 뿐이다.

 

22는 그다지 멋지거나 재밌어보이지 않는 삶이었음에도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서 난리인 조를 자신만이 알고있는 비밀의 공간으로 데려가는데, 그곳은 지구에서 무아지경에 빠진 사람들의 영혼이 잠시간 머무는 공간이었다. 때로는 뭔가에 집착적인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영혼이 괴물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런 영혼들을 올바른 곳으로 안내하는 지구의 영혼들 문윈드도 이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문윈드들은 실제 지구에서는 괴짜로 통하는 사람들인데 지구에서 이상한 춤을 추거나, 명상 등을 해서 무아지경의 세계로 와 불쌍한 영혼들을 구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조와 22의 영혼을 지구로 돌려보낸 문윈드

 

조는 이곳에서 뉴욕의 피자가게 앞에서 간판을 돌리는 기행을 벌이는 문윈드와 안면을 트게 된다. 조는 문윈드가 길잃은 영혼을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을 보고 자기도 지구로 돌려보내달라고 부탁하고, 문윈드는 그의 영혼을 지구로 돌려보내는 의식을 진행하던 중 실수로 22까지 같이 지구로 내려보내게 된다.

 

병원에서 코마상태가 되어 누워있는 조의 육체를 향해 동시에 떨어진 조와 22.눈을 떠보니 조는 병원에서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고양이의 몸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자신의 몸에는 22가 들어가 있다. 조는 재즈 공연전까지 뉴욕에서 피자간판을 돌리는 문윈드를 찾아내서 자신의 육체를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자신의 몸안에 들어가있는 22와 함께 병원을 탈출한다.


그렇게 오고싶지 않았던 지구에 떨어진 22는 낯설고 무서운 지구에서의 삶에 그냥 굶어 죽겠다며 조와의 지구 탐방을 거절하지만,(처음에 22는 걷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고양이가 된 조가 할퀴는 바람에 처음으로 신체적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조가 건낸 피자 한조각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을 느낀 뒤 지구에서의 경험으로 자신도 불꽃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의 계획에 협조하기로 한다. 

 

지구에서 떠나온 영혼들을 관리하는 관리자 테리

 

한편 영혼의 세계의 관리자 테리는 지구에서 영혼의 세계로 넘어와야하는 영혼의 숫자가 맞지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영혼들의 리스트를 검토하다가 조의 영혼이 아직 지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혼 관리자 테리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보이고자 조의 영혼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지구로 떠난다.

 

조와 22는 문윈드를 찾아내는데 성공하고 문윈드는 영혼의 세계와 연결이 느슨해지는 순간을 기다려야한다며 저녁 시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정한다. 그때까지 조와 22는 재즈 공연을 준비하며 조의 일상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22는 조의 몸을 살면서 조의 제자 코니가 보이는 음악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지구에서 처음으로 보는 푸르른 하늘, 우연히 들린 이발소에서 이발사와의 즐거운 대화 그리고 조의 어머니 리바가 조의 진심을 이해하고 남편이 입던 연주복을 수선해 조에게 건내는 모습 등을 겪으며 지구에서의 삶에 만족감을 느낀다.

 

조도 자신의 몸에 들어간 22로 인해 그동안 자신이 돌아보지 못했던 일상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이발소에서 한번도 이발사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데 22가 이발사와 자연스레 대화하는 것을 들으며 주변 사람들의 삶도 돌아보고, 사람들의 삶의 목적이 직업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둘은 약속시간에 맞게 문윈드를 기다리는데, 22는 반나절의 일상이 자신에게 준 행복감을 토로하며 이곳에서라면 자신도 불꽃을 찾을 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불꽃이 걷거나 하늘을 보는 것일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조는 '그건 그냥 사는 것일뿐 불꽃이 아니'라며 '자신의 몸에 있기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것이니 영혼의 세계로 돌아가서 진짜 불꽃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22는 그런 조에게 반발하며 지구에서 더 살기위해 그의 육체를 이끌고 도망치고 조도 고양이의 몸으로 그를 뒤쫓아간다. 하지만 그런 두사람은 영혼관리자 테리에게 모습을 들키고 결국 다시 영혼의 세계로 소환된다.

 

영혼의 세계로 돌아온 22와 조

 

영혼의 세계로 돌아온 22는 어느순간 자신에게 불꽃이 채워져 지구통행증이 완성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혼들의 지도자 제리는 조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22가 지구로 내려가는 것을 배웅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조는 재즈공연을 앞두고 22때문에 모든걸 망쳐버렸다는 사실에 화가 나서 22와 말다툼을 하게 된다. 22역시 모든 건 자신의 육체 덕분이었다는 조의 말에 화가나서 완성된 지구통행증을 조에게 던져버리고 무아지경의 영혼이 향하는 어둠의 공간으로 사라져버린다.

 

조는 제리에게 22의 불꽃은 무엇이었냐고 묻지만 제리는 불꽃은 삶의 목적, 영감, 재능이 아니라며 멘토들은 왜 다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조는 자신의 불꽃은 재즈가 분명하다며 22가 남긴 지구통행증을 들고 지구에 있는 자신의 육체로 다시한번 돌아간다. 그리고 도로시 윌리엄스를 찾아가 자신의 삶의 목적은 재즈라는 강한 메세지를 전달해 그날밤 공연에서 연주할 기회를 따낸다.


조는 그토록 바라던 재즈연주가가 되어 재즈클럽에서 자신의 우상과 함께 공연하지만(심지어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반대하던 어머니까지 그 공연에 와서 그런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꿈꾸던 모든 것을 이룬 뒤 그가 느끼는 감정은 의외로 허무감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또 실망한다.

 

실망한 조에게 도로시는 '바다를 찾는 물고기'이야기를 해주며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것에 매몰되어 주변을 돌아볼 줄 모른다고 이것이 일상이라는 뉘앙스를 남기고 떠난다. 상실감과 당혹감에 젖은 조는 집으로 돌아와 22가 자신의 몸으로 살아갈 때 남긴 사소하지만 행복의 흔적을 가진 물건들을 돌아본다.(베이글 한조각, 자신의 옷을 수선해주던 어머니의 실타래, 이발소에서 받은 사탕 등이 그 물건이다.)그리고 그 물건들이 상기시키는 일상의 즐거움을 떠올리며 22에게 다시 지구통행증을 돌려주고자 피아노를 연주해 무아지경의 영혼이 향하는 세계로 떠난다.

 

그곳에서 조는 괴물의 형상을 한 길잃은 영혼이된 22를 발견한다. 조는 22에게 다가가지만 22는 그런 그에게서 도망치며 태어나기전 영혼들의 세계에서 소동을 일으킨다. 조는 22의 영혼에 가까이 가려하지만 그간 22를 가르쳤던 멘토들이 22에게 던졌던 '넌 안돼, 너는 구제불능이야'같은 목소리에 가로막히고 만다. 하지만 결국 지구에서 가져온 단풍나무 씨앗을 통해 길을 잃고 흑화되었던 22의 영혼을 구제해낸다.


22는 자신은 지구에 갈 자격이 없고, 잘하는 것도 없다며 두려워하지만 조는 그런 22에게 지구통행증을 건네주며 불꽃은 곧 네가 지구에 갈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라며 함께 지구까지 내려가는 길을 배웅해주겠다고 한다. 두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지구로 향하는 구멍으로 낙하하고 마지막 순간에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은 작별한다.

 

통행증이 없어 다시 영혼의 세계로 소환된 조는 모든 걸 체념하고 저세상으로 갈 준비를 하는데, 그런 그의 앞에 제리가 나타나 22를 이끌어준 그의 태도에 제리들도 감동을 받았다며 다시 지구에서의 삶을 살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조는 그런 제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구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살게된다. 조의 일상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관객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그가 매일 지친 몸을 이끌고 타던 지하철 안의 풍경이 환한 아침햇살 안에서 반짝이는 것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 참고로 쿠키영상은 없습니다!!(테리가 나와서 영화 끝났으니 돌아가라고 말하는 보너스 영상 정도랄까요 ㅎㅎ)


< 조금 더 긴 감상평 >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곳에서 일상의 무너짐을 겪고,

또 그 일상의 무너짐을 통해 우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영화 [소울]은 많은 픽사의 영화들이 그렇듯 시기적절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또 치유하는데 성공해내고야 말았다.

 

다른 나라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유독 어릴적부터 '삶의 목표'(대게 그 목표는 부, 명예 등이 된다.)를 가지고 그 목표만을 향해 달려갈 것을 강요받는다.

 

부모들은 22에게 수많은 멘토를 붙여주는 제리처럼 좋다는 학원, 선생님을 찾아가며 자녀가 지구통행증(대학졸업장, 의사 면허 등이 되겠다)을 따내고야 말게끔 만든다.

(설사 부모가 자녀에게 지구통행증을 따내는 것을 강요하지 않더라도 결국 그 아이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학교가, 선생님이, 그리고 사회가 아이에게 통행증을 따내야만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그리고 지구통행증을 따내는데 실패한, 따내더라도 제 몫이 아닌 통행증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22가 결국 길잃은 영혼이 된다는 설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가 정해준 길을 따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혹은 그러지 못해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어딘가 씁쓸함을 남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재즈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도로시에게 '바다를 찾는 물고기' 이야기를 들은 뒤 당혹감과 허무감에 맞닥뜨린 조의 모습을 꼽을 것이다.

어린이들도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의 순간을 이렇게 극적으로 다룬다는 것에서 한번. 그리고 우리 모두 한번은 겪었을 법한 상실의 순간이 영화에서 그대로 구현되었다는 데서 한번. 이 장면에서 두 번, 나는 영화 [소울]에게 놀랐다.  

 

재즈가 삶의 목적이라는 조는 삶의 목적이 달성된 이후의 삶을 마주하자 갈피를 잃고 휘청이고 만다.

(수의사라는 삶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도 이발사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즈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쫓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목표가 달성되고 나면 삶의 방향성을 잃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모른 채 남은 삶을 목적없이,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일상에서도 하늘은 푸르고, 아침 해는 눈부시게 아름답겠지만, 그들에게 하늘과 아침햇살은 그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다. 목표에 눈이 멀어 과정에서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지구통행증'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진정한 삶은 '지구통행증' 그 이후에 비로소 시작된다.

픽사는 삶의 이전과 이후의 세계를 구현해내면서 지금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실을 즐겨라. 지금 그대로 당신의 인생은 가치있다.(태어난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불꽃을 지닌 사람이니까...)'는 메세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상실의 시대, 변화의 시대에서 휘청이고 있는 당신.

픽사의 메세지를 받아들고 일상의 행복, 일상의 소중함으로 다시 삶을 채워 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픽사의 가치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나는 하늘을 보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나는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죠. 나는 웃는걸 잘해요'라는 말로 당당히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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