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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_국내 문학

[어린이문학/그림책] 루리_긴긴밤(책소개, 서평, 상세 줄거리, 결말, 책속 구절)

by 삐와이 202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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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님의 사랑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 작품 정보 >

- 제목 : 긴긴밤
- 작가 : 루리(글, 그림)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간일 : 2021년 2월 3일

추천대상
- 메마른 마음을 적셔줄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운 분들
- 길지 않고, 어렵지 않은 이야기책을 찾고있는 분들
-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고, 감동받을 수 있는 폭넓은 이야기책을 읽고싶은 분들
- 이야기에 딱맞는 삽화가 그려진 책을 찾는 분들

※ 소설 '긴긴밤'처럼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소설을 읽고싶은 분들께 추천!!
[영미/가족소설] 제임스 굴드-본_댄싱 대디(서평, 줄거리, 결말, 작가소개, 좋은 구절)

 

[영미/가족소설] 제임스 굴드-본_댄싱 대디(서평, 줄거리, 결말, 작가소개, 좋은 구절)

< 작품 정보, 줄거리 > - 제목 : 댄싱 대디(Dancing daddy) - 작가 : 제임스 굴드-본(James Gould-bourn) - 출판사 : 하빌리스 - 출간일 : 2021년 1월 20일 - 줄거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현실의 벽에 부..

byby-story.tistory.com


짧은 서평 : 엄마가 되는 여정에 오른 나를 위해 신랑이 읽어준 태교동화, 긴긴밤. 우리는 긴긴밤과 함께 아가가 커가는걸 기다리는 숱한 밤들을 때로는 웃고, 울며 따뜻한 감동 속에서 보내왔다.

내가 잘 준비를 마치고 바로 누워있으면 신랑은 침대에 등을 기대앉아서 자기만의 속도로 긴긴밤을 읽어내려갔다. 나는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그간 내 페이스대로 읽을 수 없는 오디오북은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신랑의 목소리를 찬찬히 따라가면서 머리속으로 코뿔소와 펭귄을 그려가는 과정은 지겹지 않고 즐거웠다. 아니, 오히려 어린이 문학이었기에 썩 어울리는 독서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읽어주거나, 누군가의 목소리로 책을 듣고 싶을 때도 추천하고 싶은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물원에서도 가장 어울리기 힘든 조합 코뿔소와 펭귄이다. 결코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없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흰바위 코뿔소 노든은 얼떨결에 갓 태어난 어린 펭귄의 보호자가 된다. 삶의 기쁨을 잃고 '복수'라는 유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노든에게 어린 펭귄의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노든이 어린 펭귄을 대하고, 삶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어린 펭귄으로 인해 내린 선택의 변화는 엄마로서의 삶을 앞두고 있는 내게 유난히 울림이 컸다.

임신 후 생긴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시작으로 내 삶은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다른 삶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내 안에 존재하는지도 분명치 않은 모성애를 십분 발휘해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나를 쏟아부을 수 있을까. 지난 30여년간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하며 살아온 내 삶이 엄마가 되면서 산산이 부서져버리지는 않을까. 마냥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아이와의 만남은 때로는 이런 막연한 불안감으로 나 자신을 잠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삶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만한게 아니에요. 쉽게 잠식당하지 않아요.'라는 희망의 메세지를 아주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전해준다. 이만하면 세상에 대한 증오만 남았을법한 상황에서 노든이 펭귄에게 보여준 포용과 사랑, 노든에게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여준 주변 동물들. 전혀 다른 존재와 존재의 연대에서 오는 희망의 불씨는 스스로는 완전할 수 없는 인간이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내 경우 삶의 중요한 변곡점이 '임신'이기에 임신에 상황을 대입해보았지만, 삶을 살다가 불현듯 들이닥친 수많은 슬픔, 상실, 좌절의 변곡점에서도 이 이야기는 큰 힘이 되어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이제 세상엔 나 혼자야." 하는 순간에 노든에게 나타난 앙가부, 치쿠, 그리고 아기 펭귄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내다보면 우리는 뜻하지 않게 주위의 많은 존재들로부터 위안을 얻고 또 위안을 주기도 한다.

서로의 긴긴밤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그렇게 저마다 훌륭한 나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건 아닐까.
앞으로 내게도 답답하고 힘든 밤이 또 찾아오겠지만, 이미 [긴긴밤]을 만났기에 그 밤이 힘들지만은 않을 것 같다.


<소설 긴긴밤 줄거리>

※ 소설 긴긴밤의 상세한 줄거리를 담습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들은 책을 직접 읽어주세요 :D
(책을 오랜시간에 걸쳐 나눠듣고, 또 시간이 지난뒤 기록하는 줄거리인지라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코끼리 무리가 모여사는 코끼리 고아원에서 코끼리들과 섞여 자라나게 된 코뿔소 노든. 노든은 자신을 편견없이 대하는 코끼리들의 도움으로 코끼리처럼 먹고, 마시고, 걸으며 훌륭한 코끼리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어느정도 자란 코끼리들에게는 야생으로 돌아갈지 남을지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새들을 통해 고아원 밖에는 자기와 닮은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노든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런 노든에게 늙은 할머니 코끼리를 비롯한 동료 코끼리들은 너의 삶을 찾아떠나라며 조언해주고, 노든은 선택의 순간에 정든 코끼리 고아원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바깥 세상에서 노든은 자신을 꼭 닮은 코뿔소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야생의 코뿔소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사랑스러운 아기 코뿔소가 태어나게 된다. 둘에서 셋이 된 코뿔소 가족은 평범하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끽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밤, 여느때처럼 적당한 진흙탕에 몸을 적시며 행복해하던 노든의 가족에게 탄환 냄새를 풍기는 한 무리의 인간들이 찾아오고 그들은 교묘하게 노든을 유인해낸 뒤 아내와 딸을 죽이고 뿔을 잘라 도망가버린다. 친절한 인간들에게만 익숙해져있던 노든은 자신이 방심한 탓에 아내와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좌절함과 동시에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노든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인간들은 물론 세상 모든 인간들을 죽여 복수하겠다는 각오를 품게 되지만 그 역시 총알을 맞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죽은 아내와 딸 곁에서 쓰러지게 된다. 쓰러진 노든은 지나가는 인간들에게 구조되어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지고 치료 받은 뒤 코뿔소 우리로 보내진다. 그 곳에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쭉 살아온 코뿔소 '앙가부'가 살고 있었다. 앙가부는 자신과 같은 코뿔소의 등장에 흥분하며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지만 세상에 상처입은 노든은 밤이면 악몽에 시달리고 낮이면 인간들에게 적의를 드러내며 동물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

 

앙가부는 노든에게 동물원에 대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려주며 노든의 적응을 돕게 되고 노든도 앙가부에게 야생에서의 삶에 대해, 아내와 딸을 잃은 그 밤에 대해, 바람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코뿔소의 본능에 대해 말해주며 둘은 우정을 키워간다. 노든은 앙가부에게 동물원 밖으로 나가서 인간들에게 복수하겠다는 계획을 말하고 한번도 동물원 밖으로 나가보겠다는 결심을 해본 적 없던 앙가부는 노든의 계획에 흥분하며 자신도 함께하겠다고 한다. 둘은 어느 조용한 밤 동물원 우리의 약한 부분을 향해 돌진해 울타리를 절반쯤 무너뜨리는데 성공하지만 곧이어 야간 순찰을 돌던 인간들에게 발견되면서 1차 탈출시도는 수포로 돌아간다. 엎친데덮친격으로 노든은 총탄에 맞은 상처가 덧나며 잠시 우리를 떠나 치료센터로 보내진다. 노든이 치료센터로 떠나기 전 난생처음 뿔을 제대로 써보았다는 흥분에 앙가부는 노든이 돌아오면 꼭 같이 탈출해보자며 노든에게 씩씩하게 인사를 건낸다. 

 

치료를 끝내고 노든은 우리로 돌아오지만, 앙가부는 온데간데 없고 악몽처럼 앙가부의 피로 물든 물웅덩이만이 그를 기다린다. 노든이 코뿔소 우리를 떠난 바로 그날 밤 코뿔소의 뿔을 사냥하는 사냥꾼들이 동물원을 습격해 앙가부마져 죽여버린 것이다. 동물원의 관리인들은 노든의 안전을 위해 그의 뿔을 미리 잘라내버리고 홀로 남겨진 노든은 인간 모두에게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더 불태우며 때를 기다린다.


한편 동물원 한켠에는 펭귄들의 서식지도 있었는데, 어느날 펭귄들의 무리에는 엄마를 찾지 못해 버려진 알이 하나 발견된다. 이 알에는 검은 얼룩이 져있어 펭귄들은 불길한 알이라며 저마다 가까이 가기를 꺼려했는데 그런 알을 기꺼이 품겠다고 나선 펭귄 두마리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치쿠와 윔보. 둘도 없는 친구 사이인 두 펭귄은 진심으로 알을 아끼며 알이 세상에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 번갈아가며 알을 품었다. 왼쪽 눈이 불편한 치쿠를 위해 윔보는 늘 치쿠의 왼편에 서서 치쿠의 왼쪽 눈이 되어주었고, 노든에게 찾아온 그 결정적 동물원 탈출의 밤에도 어김없이 잠든 치쿠의 왼편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악몽으로 밤을 지새던 노든은 인간들이 벌인 전쟁의 소음에 눈을 뜨게 된다. 폭격을 피하지 못한 동물원 여기저기도 불타고 무너져내려있었는데, 노든의 울타리 역시 한쪽이 폭격을 맞아 허물어져있었다. 노든은 무너진 울타리로 우리 밖으로 나왔고 동물원을 탈출하기 위해 불길 사이로 걷다가 바구니를 입에 물고 필사적으로 걷고있는 치쿠를 만나게 된다. 폭격이 있던 그날 밤 윔보는 폭격에 맞서 온몸으로 알을 지켜냈고 그런 윔보의 죽음을 뒤로하고 치쿠는 위험으로부터 알을 지키고자 급하게 알을 데리고 도망치게 된 것이다. 동물원 탈출이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코뿔소와 펭귄은 함께 걸었고 마침내 둘은 동물원을 벗어나 평지로 나온다.


치쿠는 노든을 경계하며 까칠하게 대하는 한편 노든의 곁에서 쉴새없이 알에 대해, 윔보에 대해 말하며 둘 사이에는 독특한 우정이 싹튼다. 야생의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못하지만 알을 위해 바다를 찾아나서겠다는 치쿠를 보며 노든은 인간들을 향한 복수는 잠시 접어두고 그와 동행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서로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긴긴밤을 함께하던 둘, 치쿠는 어느날 자신의 살 날이 얼마 남지않았다는 것을 직감한 것인지 노든에게 자신이 죽으면 알을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노든은 여느 때처럼 치쿠의 말을 투정으로 넘겨보려한다. 하지만 노든의 약속을 받아낸지 얼마지나지 않아 치쿠는 알을 품은 채 잠들어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다. 노든은 어떻게든 치쿠를 깨워보려하지만 치쿠는 일어나지않고, 대신 그간 꿈쩍도 하지않던 알이 갈라지면서 아기 펭귄이 태어난다.

 

노든은 치쿠와의 약속에 따라 아기 펭귄에게 바다를 찾아주기위해 어디로 가는지, 정확한 방향이 맞긴한건지 알 수 없는 여정을 이어간다. 밤이 되면 노든은 펭귄에게 치쿠와 윔보의 이야기, 앙가부의 이야기, 코끼리 고아원의 이야기, 딸과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펭귄의 오늘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일깨워준다. 때로는 사막같은 공간에서 때로는 드넓은 초원에서 둘은 서로만을 의지하며 여정을 이어가고 바다와 비슷한 호수를 만난 날에는 두려워하는 펭귄을 위해 노든이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곧 바다로 갈 펭귄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그러던 비오는 어느날 밤 노든은 근처에서 평생을 잊으려 노력해도 잊을 수 없는 탄환 냄새를 풍기는 인간 무리를 발견하고 복수심에 눈을 붉히며 그들에게 돌진한다. 큰 바위 뒤에 숨어있는 아기 펭귄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노든에게 돌아오라고 외친다. 총탄을 뚫고 인간들에게 돌진하던 노든은 펭귄의 비명소리에 정신을 차려 바람보다 빨리 펭귄에게로 가 그를 들쳐업고 총탄이 쏟아지는 평원에서 벗어난다.

 

그날 밤 이후 노든의 걸음걸이는 급격히 느려지고 때로는 펭귄이 앞서가며 둘은 천천히 펭귄의 바다를 찾는 여정을 이어간다. 노든의 몸이 불구덩이처럼 뜨거워진 어느날 밤, 다시 한 무리 인간들의 소리가 들리고 노든은 펭귄에게 바위 뒤로 몸을 피하라고 외친 뒤 바위 근처에서 몸을 누인다. 노든을 발견한 인간들은 트럭을 불러 그를 싣고 산림이 우거진 숲속으로 그를 옮긴다. 몰래 트럭에 올라탄 아기 펭귄은 노든과 함께 숲속으로 옮겨지고 낮에는 노든을 조사하고 치료하러 찾아오는 인간들을 피해 숨어있다가 밤이되면 노든 곁으로 돌아온다.

 

노든은 먼 옛날 코끼리고아원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 자신을 떠올리기라도 한듯 아기 펭귄에게 펭귄의 바다를 향해 이제 혼자 나아갈 때라며 용기를 주고, 그간 들려주었던 모든 이야기를 끝도 없이 반복해서 해주며 펭귄과 남은 밤들을 따스하게 보낸다. 노든이 세상의 전부였던 펭귄은 한참을 떠나기를 주저하지만 결국 노든과 코를 맞대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뒤 그를 떠나 홀로 바다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바다로 향하는 절벽을 오르다 수백번을 떨어지지만 다시 오르고 또 올라 절벽 너머의 바다를 찾아간다. 언젠가 노든이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 노든은 수백마리의 펭귄들 속에서도 자신을 찾아 다시 코를 맞대며 인사하게 될 것이라는 꿈을 안고.

 

- THE END -


< 소설 긴긴밤 책 속 구절 >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며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 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걷다 보면 별이 빛나는 더러운 웅덩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날개에 물방울이 맺혀 쉬고 있는 잠자리와 함께 숨을 돌리기도 했다.
내가 바라보는 풍경을 노든도 보았고, 내가 있는 풍경 속에는 언제나 노든이 있었다.
그러니 '우리'라고 불리는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저기 지평선이 보여? 초록색으로 일렁거리는. 여기가 내 바다야."
"나도 여기가 좋아요, 노든. 여기에 있을래요."
"너는 펭귄이잖아. 펭귄은 펭귄의 바다를 찾아가야 돼."


"노든 곁에서 내가 코뿔소가 되어 줄게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이리와 안아 줄게. 오늘 밤 내내 말이야. 오늘 밤은 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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