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
- 감독 : P.J.호건
- 배우 : 줄리아 로버츠, 카메론 디아즈, 더모트 멀로니, 루퍼트 에버렛 외
- 개봉 : 1997.12.13
- 15세관람가, 105분
< 영화 내용, 결말 그리고 감상>
※ 영화의 주요 부분, 결말에 대한 부분이 적혀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문학 속 주요 고전들이 현대소설에서 조금씩 변주되어 인기를 끌듯, 영화에서도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히치콕, 마틴스콜세지 감독처럼 무거운 류의 영화도 있는가하면 코미디 영화들도 그 때 그 영화하면 그시대 사람들이 모두 아는 영화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My Best Friend's Wedding)]이다.
이 영화는 4,000만불의 제작비로 3억불의 성적을 기록하며 그해 박스오피스 TOP10에 올랐고, 로맨틱 코미디계에서 줄리아로버츠의 입지를 공고히 하게 해준 작품이다. 지금에 와서 보면 스토리도, 연출도 다소 촌스럽고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만 귀엽게 눈 감고 넘어가면 '현대 로맨틱코미디도 아직 저런 부분을 벗어나지 못했지...'하는 부분도 찾아볼 수 있고, 무엇보다 줄리아로버츠나 카메론디아즈의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볼만한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음식 준비에 바쁜 레스토랑. 얼마 전 리뷰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서는 음식평론가를 맞아 분주하게 준비하는 셰프 칼이 주인공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입장을 바꿔 잘나가는 음식 평론가 줄리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녀는 이곳 저곳 오가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간 그녀를 기다리는 음성메세지의 주인공은 그녀의 절친한 '남자사람친구' 마이클이다.
대학 시절 연인 사이였던 두사람은 줄리안이 연인이 아닌 친구로 지내자는 한마디에 무려 9년간 서로의 곁을 지키며 우정을 쌓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28살이 되는 해에도 우리가 결혼을 하지 못한다면 상대와 결혼을 하자는 장난스런 약속을 나눈다. 중요한 할 말이 있다는 마이클의 메세지에 줄리안은 마침 올 해가 28살이 되는 해임을 깨닫고, 혹시 마이클이 우정을 깨는 발언을 하지는 않을지 불안해하며 마이클의 전화를 피한다.
마침내 줄리안과 통화가 된 마이클은 '곧 결혼을 할 것이며, 절친인 줄리안이 반드시 결혼식에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다급하게 줄리안에게 SOS를 보낸다. '오 마이갓.' 예기치 못한 마이클의 폭탄선언에 줄리안은 어안이 벙벙하고, 서운하다 못해 사실은 그녀도 마이클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이클이 결혼을 준비하는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
'도대체 어떤 여자야!' 불안하고 화가난 줄리안을 반긴 마이클의 피앙세는 젊은 카메론디아즈가 연기하는 킴(애칭인 '키미'로 불린다.) 키미는 줄리안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발랄하고, 사랑스러운데다 집안마저 빵빵한 부잣집 딸이다. 키미는 처음보는 줄리안을 껴안으며 반갑게 나의 여자 대표 들러리가 되어달라고 청한다. 그녀의 집안 사람들도 마이클의 Best Friend인 줄리안을 가족처럼 반긴다.
(요즘도 연애상담 TV프로그램에서 이성친구 문제는 계속 이슈가 되고, 연인간의 갈등의 소지가 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무리한, 혹은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비신랑의 여.사.친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좋아할수가 있나?' '할리우드라서 가능한건가?' 이 부분에서부터 이미 몇몇 관객들은 '말도 안돼.' 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영화의 설정을 비웃을 지 모르겠다.)
대학마저 포기하고 마이클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택한 해맑은 키미를 보며 줄리안은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갑작스레 알게된 본인의 감정을 접을 수 없고, 자신이 마이클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남은 결혼기간 동안 줄리안은 키미와 마이클의 결혼을 파탄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음치인 키미를 일부러 가라오케 레스토랑으로 데려가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노래를 시킨다거나, 스포츠 기자인 마이클이 키미 아버지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제안하게 해서 마이클과 키미의 사이를 벌려놓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키미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음치임에도 가라오케 레스토랑에서 모든 관중을 사로잡으며 위기를 사랑으로 극복하고, 마이클이 키미의 제안에 기분나빠하자 눈물을 '앙'하고 터트리며 '잘못했어'하고 마이클에게 안긴다.
어떤 방법으로도 둘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자 줄리안은 잡지 편집자이자 게이인 친구 조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줄리안의 호출을 받고 달려온 조지는 줄리안에게 차라리 마이클에게 진심을 고백할 것은 권유한다. 하지만 줄리안은 결혼을 앞둔 마이클에게 차마 진심을 고백하지 못하고, 오히려 마이클은 조지와 줄리안이 약혼한 사이라고 오해하게 된다. 조지를 돌려보낸 뒤 줄리안은 마이클과 둘만의 시간을 가지며, 둘만 아는 추억의 장소, 노래를 이야기하며 애틋함을 키우지만, 한편으로는 조지가 키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진심을 고백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다.
(이 부분도 숱한 여성분들이 뒷목 잡을 부분이다. 아니, 결혼을 앞둔 남자가 무슨 여사친이랑 유람선에서 춤을 추고, 추억의 노래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니!!! 그래서일까 Daum영화 네티즌 평점 중에는 '마이클, 줄리아 로버츠....예쁜 상속녀 인생에서 꺼져주자ㅠㅠㅠㅠ'라는 평을 남긴 분도 있었다.)
줄리안은 최후의 방법으로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키미의 아버지를 사칭해 마이클의 상사에게 마이클이 우리 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고시켜달라는 이메일을 보내고(사실 이메일을 직접 쓰긴했지만 시스템오류로 보내진 것이고 진짜 발송할 의도는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마이클은 크게 화를 내며 결혼을 그만둘지까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 키미가 아직 그를 사랑한다고 하자 결혼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심한다. 줄리안은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다며 마이클을 결혼식장 뒤 정원으로 불러내 진심을 고백하고, 그 장면을 키미가 목격하게 된다.
마이클. 사랑해.
지난 9년간 널 사랑하고 있었어.
그걸 깨닫기엔 너무 오만했고 겁이 났어.
하지만 정말 부탁할게 있어.
나를 택해.(Choose me.)
나와 결혼해줘.(Marry me.)
내가 너를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해줘.(Let me make you happy.)
- 줄리안이 마이클에게 고백할 때의 대사 中-
마이클은 상처받아 도망가는 키미를 쫓아가고, 줄리안은 키미를 쫓는 마이클을 찾아나서는 한바탕 추격전이 펼쳐진다. 추격전 끝에 마이클이 진심으로 키미를 사랑하고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줄리안은 일을 바로 잡기위해 여자화장실로 숨은 키미를 찾아간다. 분노한 키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마이클도 키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있고, 키미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행복한 부부가 된 마이클과 키미. 줄리안은 여자쪽 대표들러리로 나서고, 피로연에서 진심이 담긴 축사도 건넨다. 신혼부부가 떠난 뒤 혼자 남겨진 피로연에는 줄리안의 친구 조지가 나타나고 그녀와 즐거운 춤을 추면서 그녀가 바로잡은 선택을 축하하고 그녀는 또 다른 행복을 찾게될 것을 암시하며 영화가 끝난다.
이상한 꿈을 꿨어요.
사이코패스가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꿈이어죠.
다행히 제가 꿈에서 깨어나 세상은 순리대로 됐어요.
내 베스트프렌드가 최고의 여자를 만나게 됐으니까요.
- 줄리안이 마이클, 키미에게 보낸 축사 中 -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중간에도 여러번 썼지만, 영화의 내용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보기 시작하면 뒷목잡을 이야기 투성이이다. 하지만 지금은 로맨틱코미디 영화에서 클리셰로 여겨지는 장치들을 발견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여자주인공의 곁에서 이성적인 조언을 해주는 유쾌하고 잘생긴 게이친구라던지, 주인공들의 대화에 주변 인물들이 개입하기도 하고, 뮤지컬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주변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축하하고 화내준다던지 하는 부분은 지금까지도 자주 사용되는 설정으로 이 영화가 왜 로맨틱코미디계의 고전으로 불리는지 알게 해준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로버츠가 결코 착한 역할로 등장하지 않는데도 당시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줄리아로버츠의 인기도 올라갔다는 점은 그녀가 영화 속에서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성 관객들이라면 1997년 영화의 패션, 스타일 등이 요즘 다시 유행하는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 관람의 재미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드시 봐야하는 인생 영화까지는 아니지만,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요즘 나오는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P.S 이 영화는 2020년 8월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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