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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해외 영화

[미스테리/스릴러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_줄거리, 결말(스포), 감상평

by 삐와이 2020. 8. 18.

 

이미지출처 : Daum영화

 

 

< 영화 정보 >

 

- 제목 : 나를 찾아줘(Gone girl)

(※ 2019년 개봉한 이영애 주연의 동명의 영화와 구분해주세요~)

- 감독 : 데이빗 핀처

- 배우 : 로자먼드 파이크, 벤 에플렉, 닐 패트릭 해리스, 타일러 페리 외

- 개봉 : 2014.10.23

- 149분, 청소년관람불가(선정성, 폭력성O)

 

- 영화 관련정보

   길리언 플린(Gillian Flynn)의 2012년 소설 'Gone girl'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나를 찾아줘]는 원작 작가인 길리언이 직접 영화의 각색에도 참여하며 성공한 영화화의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2014년 개봉 후 배우의 연기, 반전이 있는 스토리로 전세계에서 고루 흥행에 성공했다.(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작비의 6배가 넘는 3억 7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특히 극중에서 알 수 없는 여자 '에이미'를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는 이 영화로 각종 영화제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국내 주요 포털에서도 7.6(다음), 8.3(네이버)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데(2020년 8월 기준) 감상평을 보면 주로 영화의 스토리에 몰입한 네티즌들이 에이미나 닉을 향해 보내는 찬사((?)-주로 무서워 죽겠네 덜덜덜...의 반응이다)들로 가득하다.


<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상세 줄거리를 소개하며, 감상을 살짝살짝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 부분을 밝힐 때 다시 안내해드릴게요!

 

   남성 잡지 기자로 근무하던 닉(벤 에플렉)은 유명 베스트셀러 동화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모델이자 하버드 대학을 나온 아름다운 여성 작가 에이미를(로자먼드 파이크) 만나 사랑에 빠지고 둘은 2년의 연애기간을 거쳐 결혼한다. 그리고 영화 시작은 둘의 5년차 결혼기념일로부터 시작된다. 닉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여동생과 함께 경영하고 있는 술집 'The Bar'를 찾아 여동생과 의미없는 보드게임을 하며 술을 마신다. 곧 집 근처 이웃으로부터 집 분위기가 뭔가 수상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간 닉은 집의 가구가 부숴져있고 아내가 사라진 현장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날부터 에이미 실종사건에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언론은 주목하기 시작한다.

 

사랑스러웠던 두 커플 에이미와 닉. (이미지출처 : 다음영화)

 

   수사가 진전되고, 에이미 실종사건이 언론을 타고 유명해질 수록 아내를 잃은 불쌍한 남편 닉은 서서히 아내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몰리기 시작한다.(사건 현장에서 내부인의 조작으로 보일법한 흔적이 있다는 사실, 닉이 고가의 제품을 사들여 카드 빚이 엄청났으며, 에이미 앞으로 고액의 생명보험을 들어놨다는 점, 그리고 닉이 아내가 사라진 남성 치고는 지나치게 잘 웃고 다닌다는 점 등이 하나씩 드러난다.)


 

에이미를 찾는 기자회견, TV쇼로 인해 닉은 점점 더 궁지에 몰린다. (이미지 출처 : 다음영화)

 

   그리고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우리는 에이미의 일기를 내레이션으로 듣게 된다. 에이미의 일기장은 연애2년, 결혼생활 5년을 에이미의 시점에서 써내려간 기록이다. 그 기록은 서로를 너무 사랑했던 연애 초기의 세세한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그리고 닉의 어머니의 유방암 진단으로 인해 미주리로 이주한 뒤 둘의 사랑이 형식적인 성욕 해소로만 남았고, 닉의 폭력으로 에이미가 남편이 본인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내용으로 끝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닉에게 내연녀가 있었고, 에이미의 절친이라고 나서는 동네 여성의 증언으로 에이미가 실종 직전 임신상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닉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을 점점 더 싸늘해지고 불쌍한 에이미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과 지지는 하늘을 찌르는 상태가 된다. 유일한 닉의 편이었던 쌍둥이 동생 마고 마져도 내연녀를 숨긴 닉의 거짓말에 그에 대한 신뢰를 잃어간다.


※ 닉은 에이미를 죽인 살인자가 맞을까요? 에이미는 정말 죽은걸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스토리의 반전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영화입니다. 가급적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감상하고 다시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세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관객들마저도 닉이 아내살해범이 아닐까 확신하는 그 시점에 반전은 시작된다. 아내가 남긴 의문의 편지봉투(Clue라고 적혀져있다.)의 답을 찾아가던 닉은 마침내 마고의 헛간까지 도달하게 되고 그 안에서 그가 사들인 것으로 의심받았던 고가의 제품들과 에이미가 남긴 결혼기념일 선물박스를 발견한다. 그 선물박스 안에는 남편이 아내와 아기를 죽이는 목각인형이 담겨있다. 에이미의 선물박스를 본 닉과 마고는 에이미의 용의주도함에 경악한다.

 

   장면이 전환되고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에이미는 닉이 아내살해범으로 몰리게끔 모든 상황을 조작한 뒤(본인의 피를 다량 뽑아 마루에 뿌리고, 임산부 친구의 소변까지 몰래 빼돌려 임신한 것으로 조작까지 한다.) 현금으로 산 중고차를 타고 도피중이다. 그녀는 닉이 원하는 쿨걸로 살아온 인생이 지긋지긋했음으로 밝히며 닉을 임신한 아내를 죽인 살해범으로 만들어 사형선고를 받게 만든 뒤 그녀조차 자살하여 그 사건을 완벽히 마무리 지으려 한다.

 

   닉이 완벽한 용의자로 몰릴 때까지 그녀는 염색을 하고, 머리를 자르고, 렌즈없는 안경을 끼며 낸시로 가장해 허름한 레지던스에서 숨어지내기로 한다. 그리고 사건의 진행과정을 뉴스나 TV쇼를 통해 확인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레지던스의 이웃으로 지내던 그레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에이미의 레지던스에 들이닥쳐 그녀를 폭행한 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두 털어간다.


 

꼼짝없이 에이미의 계획대로 몰릴 위기에 처하자 닉은 부부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명 변호사 태너를 찾아간다.

 

   한편 이 모든 일이 에이미가 계획했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닉은 유명 변호사 태너를 찾아가 변호를 요청하고 닉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태너는 그의 변호를 맡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닉에게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TV쇼 인터뷰에서 본인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한다. 그리고 닉이 에이미의 전 남자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에이미가 과거에도 사건을 조작해 남자친구를 강간범으로 몬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빈털털이가 된 에이미는 과거 자신을 스토킹하며 강한 집착을 보였던 부자 남자친구 데지에게 도움을 청하기에 이른다.(데지에게는 그동안 닉에게 학대를 당해서 도망쳤고,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은 너였다고 말한다.) 데지는 돌아온 에이미를 자신의 은신처로 이동시키고 은신처는 CCTV로 감시 중이니 걱정말라고 말하며 다시는 너를 놓치지 않겠다고 망가진 에이미에게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압박한다.(이 당시 에이미는 그간의 삶에 의해 후줄근하고 살찐 모습이었다.)

 

   데지의 은신처에서 에이미는 반성하는 남편을 연기하는 닉의 인터뷰를 유심히 바라본다. 그리고 실종 27일 째. 에이미는 다시 우아한 모습으로 돌아와 은신처에서 데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데지를 유혹하는 척 하면서 데지의 입술을 깨물고 머리를 헝크러트리는 등 데지가 마치 강제로 관계를 가지고 나오는 것처럼 CCTV에 찍히게 한다. 그녀 또한 스스로 발목을 묶고 포도주를 하의에 적셔 강간의 피해자가 된 것처럼 CCTV에 찍힌다. 그리고 그날 밤 포도주병으로 항문에 일부러 상처를 내고 커터칼을 몰래 챙긴 그녀는 데지를 유혹해 관계를 하던 중 그의 목을 커터칼로 그어 죽여버린다.


   그리고 에이미는 피를 뒤집어 쓴 상태로 닉에게 돌아온다. FBI나 경찰에는 본인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던 데지가 본인을 납치했으며 그녀는 데지에 의해 성적으로 학대당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이고 탈출했다고 진술한다. 그간의 상황 증거, 그리고 에이미의 치밀한 사건 조작과 연기로 인해 닉과 담당 수사관 등 몇몇 사람들을 제외한 전원은 에이미가 한 진술을 그대로 믿는다. 닉은 그를 믿어주는 태너, 수사관을 만나 도움을 청하지만 그들도 에이미를 대단한 여자라고 말할 뿐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에이미와 닉은 다시 행복한 가정을 회복하고 있는 커플의 모습을 대중 앞에서 연기한다. 드라마 같은 사건으로 인해 언론과 사람들은 에이미와 닉의 이야기에 열광하며 두사람은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얻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이미는 닉이 산부인과에 보관해 둔 정자로 닉의 아이를 임신하고, 닉은 태어날 아이를 위해 에이미 옆에서 허울뿐인 가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한다.


< 짧은 감상평, 추천멘트 >

 

   신랑과 함께 본 영화 [나를 찾아줘]. 보고 나서도 찝찝하고 소름 돋는 잔상이 오래 남는 영화이건만 동시에 '오....내 남편, 내 아내가 싸이코가 아닌게 어딥니까!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곁에 있는 배우자에게 감사하게 된다. 그럼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선량한(맞겠지...?) 남편에게 감사하며 본격적으로 짧게 감상평을 적어보겠다.

 

   극중 로자먼드 파이크가 연기한 에이미는 말 그대로 'Amazing Amy'그 자체이다. 부모가 그녀를 모델로 삼아 쓴 소설 [Amazing Amy]로 인해 에이미의 삶은 어려서부터 설정으로 가득 차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베스트 셀러 속 에이미가 어메이징해질 수록 그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주눅 든 에이미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에이미의 결혼으로 베스트셀러 속 에이미와 실제 에이미의 삶은 마침내 분리되고 지금부터 에이미는 스스로 'Amazing Amy'를 써내려가게 된다.

 

   그녀는 부모로 인해 지적이고, 상냥하고, 쿨한 에이미로 설정된 삶을 살아왔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사랑하는 신랑을 찾아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결혼은 현실인지라 서로의 본 모습을 한꺼풀씩 벗겨낸 뒤 두사람의 애정은 급격히 식어가고 사랑이 가득했던 공간에 남은 것은 서로를 향한 불신과 증오 뿐이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에이미의 싸이코적인 모습이 워낙 강렬해서 그 모습만 기억에 남게 되지만, 나는 결국 근본적으로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냉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기까지 닉은 정말 아무 책임이 없었을까. 영화의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닉의 말도, 에이미의 말도 온전히 믿을 수 없지만 '두사람은 실직이라는 사회적 고난을 함께 맞았고', '닉의 어머니의 병 간호 때문에 미주리로 왔으며',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에이미의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고', '닉이 바람을 피웠다'는 정도는 분명한 팩트로 구분된다. 이 사실로만 에이미의 상황을 추측해보더라도, 혈혈단신으로 남편을 따라 미주리에 왔지만 변변찮은 돈벌이도 없는 상황이고 남편과의 애정마저 사라진 그녀의 결혼생활이 행복했을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에이미가 닉을 곤경에 몰아넣은 뒤 차 안에서 하는 멘트를 보라. 그녀는 여성에게 'Cool Girl'을 강요하는 사회적 억압 그 자체를 비난, 증오한다. 그리고 그 'Cool Girl'을 벗어던지기 위해 마음껏 먹고, 지저분한 숙소에서 마음대로 생활하고, 우아함을 벗어던진다.

 

   그렇다면 에이미는 억압된 여성성을 해방하는 존재로 재평가 해야하는 걸까. 안타깝지만 데이빗 핀처와 길리언이 그려낸 에이미는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한다. 'Cool Girl'에서 벗어난 에이미를 기다리는 것은 진짜 폭력, 가난, 불안일뿐이다. 결국 에이미는 그녀만의 삶의 페이지를 써내려가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닉이 아닌 '데시'로 대체된 안락한, 하지만 숨막히는 'Cool Girl'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리고 에이미에게 보내는 메세지인 닉의 기자회견을 유심히 보며 그 'Cool Girl'의 세계에 닉까지 끌어들이기로 결심한다.

 

   '제발 이제 그만! 그만 보여줘!' 에이미가 닉에게 돌아간 이후 그들의 삶을 계속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은 결국 이 마음이 아니었을까. 에이미는 데시를 죽이고 납치, 성착취의 피해자가 되어 닉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닉과 에이미의 삶은 에이미가 쓰는 'Amazing Amy and the Humbled Husband' 안에 갇히게 된다. 닉은 그녀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하지만 그 선언은 에이미의 임신으로 결국 지켜지지 않는다. 관객은 마치 닉의 쌍둥이 여동생 마고가 된 심경으로 그 장면들을 참아낸다.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써내려가는 에이미는 행복할까. 그 세계 안에서 닉은 행복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에이미가 말하고 있다 "That's marriage." 그들을 향한 세상의 시선이 따뜻한 이상, 세상이 주목하는 커플이 된 이상, 1년 뒤, 10년 뒤에도 우리는 그 결혼 안의 두사람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늘 아름답게 생각하는 결혼의 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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