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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쓰기_국내 영화

[코미디/액션영화] 전우치_줄거리, 결말(스포 왕창), 감상평, 영화리뷰

by 삐와이 2020. 8. 21.

 

영화[전우치] 포스터 (이미지 출처 : Daum영화)

 

< 영화 정보 >

 

- 제목 : 전우치(Woochi)

- 감독 : 최동훈

- 배우 :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외

- 136분, 12세 관람가

- 개봉 : 2009.12.23

 

- 영화 관련 정보

 

영화 [전우치] 간담회 당시 감독, 배우들

 

   영화 포스터 하단에도 나오지만 2009년 개봉 당시 이미 스타감독이었던 [타짜],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스타배우 강동원이 함께 해 화제가 되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최동훈 감독과 강동원배우는 영화 제작의 공을 서로에게 돌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강동원은 그 자리에서 속편을 제작한다면 속편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바 있다.(기자회견 당시 강동원 배우는 "최동훈 감독이 속편을 제작하게 되면 시나리오를 나보고 쓰라고 하더라. 63빌딩에서 떨어지는 감독역할에 최감독을 출연시키겠다"고 답하는 등 속편 제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17년 7월 CJ E&M에서 전우치 속편의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해 속편이 곧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모았지만, 2020년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도사', '장난꾸러기'라는 전우치 캐릭터의 특징, 족자에 봉인되어 있다는 설정, 십이지요괴, 국악 베이스의 OST(특히 전우치가 왕을 골탕먹일 때 등장하는 OST가 가장 유명하다.) 등으로 인해 동양 판타지, 동양 히어로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으며 개봉 당시 [아바타]와 같은 대작들 사이에서 613만 관객을 끌어들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주요 포탈 평점도 8점대로 높은편이다.(다음 : 8.1, 네이버 : 8.2)


<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상세 줄거리를 소개하며, 감상을 살짝살짝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 부분을 밝힐 때 다시 안내해드릴게요!

 

   때는 조선시대. 모든 요괴들을 다스릴 수 있다는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고대 십이지요괴들을 통제하던 표훈대덕이 쓰던 무기였으나, 세 신선의 실수로 표훈대덕과 만파식적 모두 자취를 감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오고 있다.)이 요괴들의 손에 넘어가 나라가 어지럽자 세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술을 자랑하는 천관대사와 화담에게 요괴들을 물리치고 만파식적을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천관대사는 요괴들로부터 만파식적을 찾아오고, 화담과 누가 만파식적을 보관할지를 두고 견제를 하던 끝에 결국 피리를 반으로 쪼개 한쪽씩 보관하기로 한다.

 

   한 편 천관대사의 유일한 제자 전우치는 도술의 힘을 빌어 임금까지 희롱하는 요샛말로 날라리(?)도사이다. 무예를 닦고 위험에 처한 백성을 구하기보다는 본인을 최고의 도사로 만들어줄 청동검을 찾는데 집중하고, 집에서 쫓겨난 과부의 미모에 반해 과부를 납치해오는 등 사고를 치기 일수이다.(이 때 만난 쫓겨난 미모의 과부를 임수정 배우가 연기한다. 이 때 납치해온 과부를 보고 천관대사는 그녀가 전우치를 죽을 자리로 안내할 여자라는 얘기를 하는데 이 얘기는 먼 훗날 복선이 된다.) 

족자에 봉인당하는 전우치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그러던 어느날 거처로 돌아온 전우치는 스승인 천관대사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뒤이어 화담과 세 신선이 들이닥쳐 전우치가 스승을 죽인것이라며 그를 족자에 봉인하기로 한다. 전우치는 스승이 남긴 메세지(거문고 갑을 쏴라)등 을 통해 스승을 죽인 진범이 화담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지만, 이미 세 신선은 그를 봉인하는 주문을 외운 뒤였고 전우치는 패랭이(유해진 배우가 연기하는 개도 되고 사람도 되는 존재)와 함께 족자로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빨려들어가기 직전에 신선의 허리춤에서 만파식적의 반쪽을 훔쳐 만파식적과 함께 봉인된다.


   시간이 흘러 현대 시대. 이제는 요괴니 뭐니 하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전설, 가짜이야기로만 남아있지만 놀랍게도 어느순간 하나 둘 사라졌던 요괴들이 나타난다. 화담선생도 자리를 비운 마당에 요괴를 해치울 수 있는 도사는 전우치뿐이라고 생각한 세 신선은 박물관에 보관된 족자를 찾아 전우치의 봉인을 풀어주고 요괴를 잡는 즉시 다시 봉인하기로 한다.(현재 시점에서 세 신선이 각각 무속인, 신부님, 스님이 되어 살아가는 것도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전우치를 풀어준 뒤 보이지않는 족쇄를 묶어 언제든 부르면 눈앞에 나타날 수 있게 한 뒤 요괴를 잡아올 것을 부탁한다.

갑자기 등장한 화담. 이번에도 그는 전우치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풀려난 전우치와 패랭이는 너무나 바뀐 사회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재밌어하기도 한다. 그리고 과거 전우치가 한 눈에 반한 과부를 꼭 빼닮은 유명배우의 코디네이터 '서인경'을 만나 그녀를 쫓아다니기도 한다. 이런저런 전우치의 현대 사회 적응기 끝에 그는 요괴들도 잡아들이고 청동검도 찾아 신선들이 묶어둔 족쇄도 끊어버린다.(여기서 전우치가 찾아낸 청동검은 과거 전우치가 최고의 도사가 되기 위해 찾아나섰던 그 청동검이다.) 전우치가 잡은 요괴를 호리병에 넣어 보관한 신선들은 전우치는 놓쳤지만 요괴를 잡아들였으니 됐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호리병이 깨지면서 요괴들은 다시 세상으로 풀려난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화담은 손쉽게 요괴들을 처리하며 전우치의 짓이니 그를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 갑자기 나타한 화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전우치는 스승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감상한 뒤 다시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세요!

 

   화담은 패랭이를 찾아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대신 전우치의 부적들을 다 훔쳐오라고 지시하고, 동시에 전우치가 마음에 둔 여인 서인경을 찾아가 주술로 그녀를 홀려 전우치를 유인해내고 만파식적도 빼앗는다. 도술을 부릴 때 쓰던 부적을 모두 잃은 전우치는 한동안 화담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쓰러지지만, 곧 각성하여 부적 없이도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된다.(이 때 서인경이 전우치를 죽는 곳으로 안내할 것이라는 천관대사의 예언이 실현된다.)

 

   각성한 전우치는 화담과 마지막 전투를 벌이지만 만파식적을 모두 가진 화담에게 조금씩 밀린다. 그 때 서인경은 갑자기 복숭아나무로 화담의 옆구리를 찌르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화담은 과거 무당이 한 예언이 들어 맞은 것에 허탈해 한다. 화담은 마지막으로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환각술로 전우치를 과거로 보내버리지만, 과거로 돌아간 전우치는 스승이 남긴 유언 (거문고갑을 쏴라)을 실행에 옮기고 화담은 이 일로 치명상을 입게된다. 화담의 환각술이 깨지자 전우치는 청동검으로 화담의 만파식적을 부셔버린다. 세 신선은 과거 전우치를 봉인했던 족자에 화담을 봉인하려 하고, 화담은 모든 걸 체념하고 스스로 족자 안에 들어가 갇힌다.

 

   이후 세 신선과 전우치는 이제는 배우가 된 서인경을 따라다니는 매니저가 되고, 전우치와 서인경은 대기실에 붙어진 아름다운 해변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며 영화는 끝이 난다. 


< 짧은 감상평, 추천멘트 >

 

   나는 한국적인 것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호감을 가지게 된다.(요즘 시대에 한국적인 것, 세계적인 것이 나뉘어져있냐. 편협하다 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정의한 한국적인 것은 과거지향적 개념이다.) 그래서 한옥스타일로 꾸며진 호텔이나 카페, 한복, 국악이 가미된 무대, 그리고 한국의 과거를 배경으로 한 많은 시대극들을 대할 때면 어지간히 단점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좋다. 좋더라. 괜찮더라.'로 평을 남기곤 한다. 그런 나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나는 이영화를 '좋은 영화. 유쾌한 영화'로 평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전개가 뻔하지 않으냐', '치명적인 척 하는 몇몇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게 할거냐'등등의 단점들을 차치해두고 이 영화의 몇가지 장점을 집어내는 걸로 영화에 대한 내 애정을 표현해보려 한다.

 

   우선, '전우치'라는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고전 속 인물을 구체적으로 구현해 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우치'라는 캐릭터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데, 실존 인물인 조선 중종시대 '전우치'를 모델로 삼고 있지만 소설 속에 시대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 뛰어난 도술의 소유자로 체제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완벽히 도덕적인 캐릭터는 아니어서(대의, 정의와 무관하게 실제 전우치전의 주인공도 과부를 보쌈하는 등의 기행을 보인다.) 요즘 말로 '안티히어로'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영웅담은 지나치게 교훈적이지도 않고, 지겹지도 않아서 액션코미디물의 주인공으로 삼기에는 손색이 없다. 또한 장난질을 치다가 어느 순간 각성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가 열광하는 많은 히어로물의 캐릭터들(바람둥이 캐릭터로 나온 잘난척 쩌는 토니 스타크, 장난꾸러기 소년미가 돋보이는 스파이더맨 등)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전우치를 연기한 강동원 배우가 맡은 역할에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영화를 더 돋보이게 한다. 얼마 전 인터넷 에서 우연히 이 배우의 시대별, 체중별 연기한 역할들의 분위기가 다 다르다는 점을 다룬 포스팅을 본 적이 있었다. 분명 같은 얼굴인데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내는 사진들을 보다가 내 시선은 어느새 '전우치'포스터에 머물렀다. '내 기억 속 강동원은 이 모습일때 가장 잘어울리고 편해보여.'라고 생각하며.

그만큼 배우의 장난끼 가득한 표정, 잔인하지 않고 왠지 모르게 흥이 넘치는 도술·전투 장면이 캐릭터의 성격과 잘 맞았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끝으로 영화 곳곳에 숨겨진 한국적 소재들이 한국적인 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내게 흥미를 돋운다. 십이지신에서 모티브를 딴 것 같은 십이지요괴라던지, 신라시대부터 이야기로 전해져내려온 '세상을 평온하게 하는 피리' 만파식적, 부적을 이용한 도술, 주문으로 족자에 특정인물을 가두는 등의 소재들은 우리나라 고전히어로물이 아니면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소재들이다. 보통 이 중 한가지 소재만으로도 다양한 픽션들이 나오는데(최근 김은숙 작가의 '더킹:영원의 군주'는 만파식적이 포털을 여는 중요한 소재였고, 우리의 추억의 만화 '머털도사'도 십이지요괴들을 다루고 있다.) 이 모든 소재들을 조화롭게 사용하면서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점도 스토리의 탄탄함을 증명해주는 증거로 댈 수 있을 것이다.

 

   후속작에 대한 논의가 2017년 이후 뚝 끊겨 있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아쉬워 하는 1인으로써 빠른 시일 내 다른 한국적 설화, 소재를 바탕으로 전우치의 장난끼가득한 액션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액션·코미디영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 잔인한 액션씬이 아닌 흥겨운 전투씬을 보고싶은 분들, 전우치 싱크로율 100%인 강동원배우의 매력에 빠지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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