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
- 제목 : #살아있다
(그냥 '살아있다'인줄 알았는데 '#살아있다'더라구요. 편의상 이하 '살아있다'로 통칭하겠습니다.)
- 감독 : 조일형
- 배우 : 유아인, 박신혜 외
- 개봉 : 2020.06.24
- 98분, 15세이상 관람가
- 영화 관련 정보
조일형 감독의 영화 데뷔작품인 [살아있다]는 유아인, 박신혜를 내세운 생존 스릴러물이다. 맷 네일러의 '#Alone'이라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미국, 한국판이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한국판에서는 제목이 '#ALIVE'로 바뀌었고, 미국판 작품은 아직 개봉 전이다.)
이 작품은 많은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좀비로 인해 고립된 환경에서 살아 남아야하는 초반의 생존극은 영화 [김씨표류기]를 생각나게 하고, 또 후반부 준우와 유빈의 고군분투 장면은 얼핏 2019년 흥행에 성공했던 조정석, 윤아의 [엑시트]가 떠오르기도 한다. 또 네이버 웹툰은 [데드데이즈]와의 유사성도 높다.
언론 시사회까지는 괜찮은 영화라는 반응이었으나 막상 개봉 후에는 너무나 허술한 각종 설정으로 인해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고 손익분기점인 220만을 넘기지 못한 190만 관객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무려 유아인, 박신혜 투톱인데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지만,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의 평점은 많은 사람이 보면 볼수록 더 떨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다음 영화 : 4.6, 네이버 영화 : 7.05) 개인적으로는 좀비물임에도 불구하고 좀비장르 팬들의 반감을 산 것이 처참한 결말을 맞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줄거리, 결말을 소개하며 감상을 살짝씩 집어넣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 부분을 밝힐 때 다시 안내해드릴게요!
늦잠을 자고 일어난 준우는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오늘도 컴퓨터에 앉아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다. 그와 게임을 즐기던 친구들이 갑자기 '저게 뭐야?' '실화야?'등등의 메세지를 보내고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준우는 TV를 키고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 TV에서는 강북구 중심의 폭동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전하고 휴대폰에는 재난문자가 울리고, 베란다 밖에서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베란다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그야 말로 아비규환. 맞은 편 아파트에서는 사람들이 물밀듯 밀려나오고 도망치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무는 좀비, 그로인한 2차 감염으로 정신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멀쩡히 엄마에게 걸어오던 여학생이 엄마를 물어버리는 장면이 비극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준우는 베란다 문을 닫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하고 본인의 아파트 상황을 살피려 문을 살짝 여는데, 갑자기 옆집 남자가 준우네 집 문을 비집고 들어선다.
놀란 준우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치지만, 옆집 남자는 갑자기 형이 이상하게 변했다며 이웃인데 어떻게 안되냐며 통사정을 하고, 준우가 계속 매정하게 굴자 화장실만 쓰고 나가겠다고 얘기하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옆집남자가 화장실에 간 사이 준우는 뉴스로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고(감염 시 눈에서 피눈물이 나고 감염자들은 감염 전 사람일 때의 행동 패턴을 기억한다.) 두려운 마음에 집에 놓인 식칼을 들고 화장실 앞에 선다.
화장실에서 나온 옆집 남자의 눈은 어느덧 빨갛게 충혈되어 있고 남자는 목에 난 상처를 어떻게든 감추려하지만 준우는 식칼을 들이밀며 남자를 쫓아내려 한다. 그 사이 남자는 몸을 비틀며 좀비로 변한다. 준우는 달려드는 남자와 몸싸움 끝에 어렵사리 그를 문 밖으로 내보내는데 성공하고 그 순간 밖에 있던 거구의 좀비가 그를 남자를 낚아채간다. 준우의 집 문 틈으로 옆집 남자의 피가 흘러나오고 준우는 패닉에 빠진다.
※ 좀비화된 아파트 단지. 그 안에서 고립된 준우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스포일러를 지양하시는 분들은 영화를 먼저 감상하고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세요~
(2020년 9월 현재 '살아있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 가능합니다. :D)
준우는 냉장고로 현관문을 가로막고 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꺼내 남은 음식을 체크한다.(하지만 얼마 없다.) 그리고 가족들의 사진을 보며 살아남아야한다고 외친다. 잠에 들었다 일어난 준우는 TV를 보지만 TV속 상황은 나아진게 없고, 준우는 가족들과 연락을 위해 드론에 휴대폰을 붙여 날아올리고 꼭대기층에 가까워지자 통신이 겨우 잡히지만 곧 드론의 배터리가 없어서 통화에 실패한다.(이 때 드론에 붙은 휴대폰이 올라가면서 각 층을 보여주는데 층마다, 집집마다 좀비가 가득한 것을 알 수 있다. 좀비 바이러스는 물리지 않아도 자연 발생할 수 있는걸까.)
그날 밤 준우는 밖에서 들리는 소음에 잠에서 깨는데 여경이 좀비에게 쫓기고 있었다. 여경은 총을 들고 좀비들을 총으로 사격하지만 사방에서 뛰쳐드는 좀비들에게 결국 물리고 만다. 보다 못해 준우는 소리를 질러 좀비들의 관심을 끌려하는데 좀비화 되기 전 총으로 자살하려던 여경은 그마저도 실패하고 총을 떨어뜨린 채 주차장 안 좀비 무리 속으로 끌려가고 만다. 준우는 소리를 지른 탓에 이웃남자를 처리했던 거구의 좀비에게 위치를 들켜버리고 거구의 좀비는 괴력으로 문을 뚫고 준우에게 달려든다. 준우는 그 순간 베란다에 매달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좀비는 베란다 밖으로 떨어져 죽게 된다.
좀비 사태가 일어난지 약 20일 째. 물도 끊긴 뒤 준우는 찬장에 놓인 술로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술에 취한 준우는 가족들이 집으로 들어와 그를 안아주는 꿈을 꾸고 잠에서 깨어나 강 건너 대규모 폭발을 목격하고 곧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 된다.(사실 이 '정전' 설정이 나머지 내용을 더 말도 안되게 만들어준다. 정전인데 엘베는 왜 되고, 인터폰은 왜 되고...드론 충전은 어떻게 한거?;;) 그 순간 잠깐 준우의 휴대폰에 통신신호가 잡히고 준우는 가족에게서 온 음성메세지가 온 것을 확인하려고 위험을 무릎쓰고 셀카봉에 휴대폰을 끼우고 베란다에 매달려 메세지를 듣지만, 가족들은 좀비에게 이미 다 당한 것으로 추측되는 메세지가 들린다.(좀비에게 습격당해 지르는 비명소리가 녹음되어 있다.)
흥분한 준우는 골프채를 들고 집 밖으로 뛰쳐나가 '뭐 어쩌라고!!!'를 외치며 좀비를 공격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의 좀비에 가까스로 몸을 숨겼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좀비가 되거나 굶어죽거나의 선택 앞에서 준우는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것을 선택하고 목을 매지만 그 순간 맞은 편 아파트에서 레이저 불빛이 준우를 비춰 준우는 가까스로 목 매단 줄을 끊어내 살게 된다.
맞은 편 아파트의 생존자는 유빈. 유빈과 준우는 휴대폰, 태블릿PC를 이용해 서로의 이름을 알려주고, 유빈은 먹을게 없다는 준우에게 음식을 공유하기 위해 야구공에 끈을 묶어 던지지만 야구공은 아파트 단지 사이에 떨어진다. 준우는 드론에 줄을 묶어 둘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 그 다리를 통해 유빈은 준우에게 남은 식량의 일부를 전달한다.
살았다는 기쁨, 또 다른 생존자가 있었다는 기쁨도 잠시. 유빈이 던졌던 끈을 타고 사람일 때 소방관이었던 좀비는 유빈이 있는 베란다로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준우는 이 사실을 유빈에게 전하려하지만 끈과 연결되어 있던 식탁이 베란다 쪽으로 끌려 나오면서 유빈은 식탁에 옆구리를 부딪혀 정신을 잃는다. 준우는 유빈을 구하기 위해 드론으로 소방관 좀비의 시야를 가리고, 얼굴을 할퀴지만 소방관 좀비는 곧 드론을 부셔버리고 유빈의 집에 다다르게 된다. 소방관 좀비의 손이 유빈의 베란다에 닿은 그 순간 유빈은 도끼로 좀비의 팔을 잘라 위기에서 벗어난다.
준우는 어둠을 틈타 옆집으로 몰래 들어가 식량과 무전기를 훔쳐나오고(물론 이 과정에서도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식량과 무전기를 유빈에게 전달하며 둘은 처음으로 대화를 하게 된다.(대화 과정에서 유빈이 짐을 쓰러뜨려 좀비들의 습격을 받을 뻔 하지만, 준우가 다른 호수의 인터폰을 해서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또 유빈 역시 준우처럼 목을 매 죽으려고 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유빈은 준우의 아파트 8층에는 좀비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식량도 얼마 남지 않았고 이대로는 버틸수 없으니 8층으로 몸을 옮기자고 제안한다.
손도끼를 들고 유빈은 로프를 타고 아파트 단지 아래로 내려오고 몰려드는 좀비를 피하고 도끼로 베면서 준우가 있는 아파트 단지로 나아간다.(이 과정에서 여경이 떨어뜨린 총을 줍습니다.) 준우도 유빈을 돕기 위해 골프채를 들고 아래로 내려오고 둘은 힘을 합쳐 가까스로 엘레베이터에 올라타 8층에 내리는 것에 성공한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8층 복도 끝에는 좀비가 있었고 좀비의 외침에 다른 층에 있던 좀비들까지 합심해 준우와 유빈 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한다. 준우는 골프채를 휘두르고 유빈은 집집마다 문고리를 필사적으로 열려고 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마스크를 쓴 남자가 나타나 좀비들 사이로 연막탄을 던지고, 둘을 집 안으로 들인다.
유빈은 갑자기 등장한 남자에게 경계심을 품고 그가 주는 물과 식량을 먹으려 하지 않지만, 준우가 먼저 경계를 풀고 음식을 먹자 허기를 참지 못하고 그녀도 음식을 먹게된다. 남자는 곧 구조대가 헬기를 타고 올거라고 그때까지 버틸 식량은 충분하다며 둘을 안심시킨다. 음식을 다 먹고 집을 둘러보던 유빈은 이 집이 남자의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만, 유빈과 준우의 정신은 이미 혼미해져가고 있다.(남자가 음식에 수면제를 탄 설정인 듯 하다.) 남자는 유빈과 준우의 손을 묶고 유빈을 잠궈둔 옆방으로 들여보낸 뒤 방 밖에서 묶어둔 줄을 느슨하게 하는데, 그 순간 줄에 묶여있던 여자좀비(남자의 아내)가 유빈에게 달려든다.
유빈의 비명소리에 준우는 정신을 차리고 총으로 남자를 공격하려하지만 남자가 줄을 완전히 놓아버리면 좀비가 완전히 자유로워질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 쉽게 행동하지 못한다. 남자는 줄을 놓아버리고 준우는 가까스로 그 줄을 잡는데 성공하지만 방 안에서 들리던 유빈의 비명소리가 뚝끊기자 절망한다.
남자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을 열고 그 순간 여자좀비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그를 물기 시작한다. 남자는 좀비가 된 아내를 안고 괜찮아. 고생했어. 토닥이며 생을 마감한다. 유빈은 총으로 남자와 그의 아내좀비를 싸버리고 총성을 들은 좀비들은 그들의 집 앞으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유빈과 준우는 이제 모든게 끝났다는 생각에 총으로 서로를 쏴 자살하려하지만 그 순간 밖에서 헬기 소리가 들려 마지막으로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요청하기로 한다. 둘은 남자의 집에 있던 연막탄을 써 좀비들이 혼란한 틈을 타 어찌저찌 옥상으로 올라오는데는 성공하지만, 옥상에는 이미 헬기는 온데간데 없고 그들은 이제 몰려드는 좀비떼와 옥상에서 대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그 순간 유빈과 준우가 서 있는 옥상 끝으로 헬기가 올라오고, 헬기에서 군인들이 옥상위의 좀비에게 총을 난사해 둘을 구해낸다.
헬기에 오른 유빈과 준우는 마침내 서로 마주 보고 웃고, 높은 곳으로 가자 준우의 휴대폰이 울리며 그간 받지 못했던 뉴스, 메세지들이 물밀듯 밀려든다. 뉴스에서는 SNS를 통해 구조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 지역으로 구조대가 가고 있다고 밝혔으며, 아파트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퍼진 좀비 바이러스는 최소 5만명의 감염자를 낸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준우를 살려냈던 문구 '살아남아야 한다'는 '살아있다'로 바뀌며 영화가 끝이 난다.
< 짧은 감상평, 추천평 >
내가 아니어도 워낙에 이 영화에 대한 설정상의 오류, 허술한 부분은 인터넷 상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점들을 하나,둘 짚어보기보다는 그나마 이 영화가 가지는 의의들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이 영화는 그간 많은 좀비 영화가 그러했듯 좀비에 대한 공포, 죽음을 목전에 둔 인간성의 추악함과 연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많은 좀비물에 익숙해진 덕분인지 우리는 이 영화의 곳곳에서 이전의 숱한 좀비물들을 떠올리게 된다. 영화 도입부 영상에 좀비 바이러스로 세포질이 변하고 좀비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은 어딘가 '킹덤'의 도입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아파트 유리문에 밀려든 피투성이 좀비들이 주는 공포는 이미 '부산행'에서 본 듯하다. 또 갑자기 등장해 인간이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남자도 부산행의 김의성 배우나 워킹데드의 악한 캐릭터들과 다를 바 없다.
그 와중에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좀비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한 접근법에 있다. [엑시트]에서 윤아와 조정석을 구했던 것은 숱한 개인들이 날린 드론 덕분이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에서도 다른 어떤 좀비물에서도 보지 못했던 드론, 휴대폰, SNS, 이어폰을 이용한 라디오 방송 청취법 등이 나온다. 물론 이 설정들도 영화 속에서 어딘가 허술하게 다뤄지긴 하는데(정전이라면서 왜 드론, 휴대폰은 계속 충전 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친숙하고 삶에 깊숙이 개입된 소재를 영화 속 주인공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상황이 내게 일어난 상황이라면'을 상상하게 되고, 영화 속 주인공의 심정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다 죽게 생긴 마당에 저게 무슨 소용인가 싶겠지만 두 주인공이 서로의 생존여부를 확인한 뒤 서로에게 이름을 제일 먼저 알려준다던지. 처음 집으로 들어왔던 이웃집 남자는 매정하게 내쳤지만, 결국 죽음이 목전까지 왔을 때는 함께 사는 쪽을 택하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는 등 이 영화에도 괜찮은 장면과 연출들이 있긴 하다. 그리고 뭘 보여주려하는지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재를 식상하고, 허술하게 만든 만듦새가 영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유아인, 박신혜의 고군분투 생존기가 보고 싶다면, 스토리는 허술해도 좀비가 나오는 쫄깃한 상황을 즐기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 이 영화처럼 좀비가 등장하지만, 좀 더 코믹한 작품을 보고싶다면 아래의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코미디/좀비영화] 좀비랜드(Zombieland)_줄거리, 결말, 스포(O), 감상평, 쿠키영상, 인물관계
※ '좀비'라는 소재로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기막힌 단편소설을 읽고 싶다면 아래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한국소설/단편소설] 이랑_오리 이름 정하기(작가소개, 줄거리, 좋은 구절,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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