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
- 제목 : 100일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찾기
(영어 제목 : 100 Things/ 원제 : 100 Dinge)
- 감독 : 플로리안 데이비드 핏츠
- 배우 : 플로리안 데이비드 핏츠, 마티아스 슈바이그호퍼, 미리엄 스테인 외
- 개봉 : 2019.09.12
-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 두 주연배우가 나체로 주요부분만 가리고 등장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래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내용자체는 12세 관람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따뜻하고 잔잔한 영화입니다.)
- 영화 관련 정보
이 작품은 '플로리안 데이비드 핏츠'(이하 핏츠)의 세 번째 감독 작품이며, 두 주연배우가 함께 한 두번째 버디 무비이다.(핏츠와 슈바이그호퍼가 이전에 공동 주연한 버디무비는 '우리 생애 최고의 날(2016)'로 역시 '핏츠'가 감독으로 나섰던 영화이다. 위 사진 속 좌측 영화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국내 소개 되었으며, 정식 개봉하지는 못했다.) 또 다른 주연배우 '슈바이그호퍼도 배우이자 감독으로 그가 주연/감독을 겸했던 영화는 슐루스마허(2013)가 있다.(국내 개봉X)
이 작품은 핀란드의 다큐멘터리 감독 Petri Luukkainen의 [My Stuff]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실제로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감독인 핏츠는 헬싱키의 한 창고에 개인 소지품을 보관하고 1년에 매일 1개씩 물건들을 가져와 쓰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이긴 했지만, 코미디로 풀어내기 위해 버디 무비로 각색해 영화화했다.
개봉 당시(2018년) 독일에서는 한 해 동안 가장 인기있었던 코미디로 꼽힐 만큼 흥행에 성공했으며, 자국 내 인기를 기반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 받는 등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었다. 해외 영화 전문사이트에서는 평점이 좋은 편은 아니나, 영화를 본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IMDb : 6.5, 다음 영화 : 8.1, 네이버 영화 : 8.63)
< 상세 줄거리, 결말 >
※ 영화의 상세 줄거리를 소개하며, 중간에 감상을 살짝씩 집어넣고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 부분이 나오기 전 다시 안내 드릴게요~ :)
폴과 토니는 어릴적부터 함께 자랐고 지금은 공동대표로 작은 IT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 둘은 함께 만든 휴대폰 사용자 맞춤형 음성인식 어플 '나나'(어떻게 보면 영화 [Her]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맡은 인공지능형 어플과 유사하다.)를 들고 슈퍼스타K처럼 전세계적인 IT업계 CEO 주커맨(이 인물은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와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합친 듯한 인상을 주는 가상의 인물이다.)이 주최한 창업 아이디어를 경진하는 대회에 참가한다.
폴의 어플 소개에도 별 반응이 없던 오디션장 심사위원들(주커맨은 미국에 있는 설정으로 오디션장에 화상카메라를 설치해 오디션을 보고있다는 설정이다.)은 토니가 '나나'를 이용해 폴의 지난 동선들, 휴대폰으로 한 일들을 다 추적했고, '나나'를 통해 그에게 151가지 제품을 사게 만들었다는 것을 밝히자 그들이 개발한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주커맨은 처음으로 그들의 어플에 400만 유로의 가치를 매기고 다음 독일 방문 시 계약하자고 제안한다.
주커맨의 제안에 토니는 직원들과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데, 폴은 토니가 무단으로 어플을 이용해 자신의 정보를 이용하고 있었음에 여전히 화가 나서 파티를 즐기지 않는다. 폴은 토니가 축사를 위해 전 직원 앞에 나서자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 그의 치부를 드러내는 말을 하고 둘은 말다툼 끝에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모두 포기하고 100일간 단 하나의 물건만 가져와 살기' 내기를 하게 된다.
포기하는 사람의 지분의 절반을 전 직원에게 분배하겠다고 선언하자 직원들은 격하게 호응하고 결국 다음날 아침 둘은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차림으로 다음날 아침 각자의 집에서 눈을 뜨게 된다. 다음날 깨어난 둘은 후회하지만 속옷, 생필품은 물론이고 집 안 모든 가구까지 직원들에 의해 치워져 창고로 보내진 후이다. (규칙 : 사무실에 있는 비품, 식품은 사무실 안에서 사용 가능/ 자정이 되면 창고로 가서 물건 하나씩 가져오기)
※ 물건 없이 살아가는 100일을 폴과 토니는 잘 버틸 수 있을까요? 그들이 만들어낸 '나나'로 인해 그들은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이 영화의 본격적인 결말이 나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감상한 뒤 나머지 부분을 읽어주세요!
둘은 TV는 물론 휴대전화도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느라 하루 하루가 지겹고 유난히 길기만 하다. 폴과 토니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폴의 부모님이 둘의 아파트로 들려 한동안 베를린을 떠나있게 되니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를 돌봐달라고 부탁을 한다. 둘은 함께 폴의 할머니 댁에 들려 나이를 잊고 자꾸 사다리로 다락방에서 물건들을 꺼내려하는 폴의 할머니 대신 집안을 돌보며 투닥거린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어떤 사연에선지 남남인 토니가 폴의 가족과 아주 오래 전부터 함께 살았으며, 가족들이 토니에게 더 다정하게 대해줬음을 알게 된다. 또한 폴의 마지막 사랑 '안나 클로스케'를 토니가 빼앗은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폴은 토니가 자의식만 충만할 뿐 진짜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자극하고 토니는 폴의 말에 물건 창고 맞은 편 창고를 빌려쓰고 있는 미지의 여성 루시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루시와 토니는 각자의 정체에 대해 더 궁금해하지 않겠다는 조건 하에 데이트를 이어가기로 하고 토니는 점점 더 루시에게 빠져들게 된다.
한편 폴은 물건 없이는 살 수 없는 인간이라는 토니의 말에 '나나'를 통해 산 물건들에 대해 돌아보고, 그가 행복하지 않기때문에 물건을 사모으며 허전함을 채우려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으로 인터넷 요금을 충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그는 그간 모든 것을 털어놓았던 '나나'와 대화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몹시 불안해한다.
마침내 주커맨이 독일에 도착하고 계약관련 최종 협상 장소에서 토니는 구글이 자신들의 어플 '나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어플의 가격을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400만유로였던 계약금액을 1,400만유로로 높여버린다.(사실 구글이 그들의 어플에 제안한 적없지만 토니는 주커맨이 본인들의 어플을 이용해 얻으려는 정보의 가치를 알고 딜을 한 것이다.)
폴은 또 다시 멋대로 판단, 결정하는 토니의 행동에 분노하고, 이번에는 꼼수없이 제대로 붙어보자며 '100일동안의 버림 챌린지'에서 진 사람은 지분을 하나도 받을 수 없게 판을 키운다.(그간 둘은 은근히 물건을 바꿔치기 하거나, 데이트 때 필요한 식재료를 인턴을 시켜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놓게 한다던가 하는 꼼수를 부렸고 그정도는 눈감아 주고 있었다.)
그 와중에 혼자 살던 폴의 할머니는 폴이 방문하지 않았던 어느날 사다리에서 떨어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폴은 그녀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찾아가다가 병원 옆 심리상담소로 들어가는 루시를 발견하고 그녀의 뒤를 쫓는다. 폴에게 뒤를 밟힌 루시는 토니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조건으로 그녀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그녀는 심각한 도벽이 있어서 그간 숱한 명품가게에서 물을 훔쳤고(그 훔친 옷들을 몰래 빼돌려 창고에 보관한 것이다.) 거짓말도 심해서 심리상담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폴은 은연 중에 토니에게 루시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는 실마리를 흘리게 되고, 추궁하는 토니에게 결국 '그녀에 대해 네가 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않냐며 네가 책임질 수 없다면 그녀를 내버려두라'고 조언한다. 폴의 말에 루시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진 토니는 몰래 창고 밖을 나가는 그녀의 뒤를 밟는데, 미행을 들켜버린다. 루시는 말 없이 창고를 비우고, 토니를 떠난다.
내기로 판을 키운 뒤 둘의 사이는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황인데 루시가 떠나자 토니는 폴이 그녀의 창고를 압류 당하게 했다고 의심하고 그에게 주먹질을 한다. 폴은 우리는 친한사이가 아니라 함께 한 시간이 긴 것일 뿐이었다는 싸늘한 말을 남기고 토니를 떠난다.
집으로 돌아온 폴을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는 폴의 할머니가 병원에서 또 움직이려다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하고 '무슨 중요한 일을 하길래 병문안도 못갔냐'는 어머니 앞에서 바보같은 내기, 돈 때문에 중요한 것을 놓친 스스로를 반성하며 오열한다.(이런 내기를 하게 된 계기가 됐던 토니에 대한 원망도 털어놓는다.) 토니는 백방으로 루시를 찾아다니고 마침내 그녀 집을 찾지만 그녀는 토니에게 폴이 자신을 고발한 것이 아니고, '자신은 엄청난 빚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로 점철된 인생을 살고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그런 나를 네가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토니는 그녀의 앞에서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한다.
진실을 알게 된 토니는 폴과 화해하려 하지만 폴은 이미 아파트도 정리하고 사라진 후이다. 폴의 어머니는 토니에게 폴은 주커맨의 제안으로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안다고 하지만 사실 폴은 소유의 삶을 버리고 차박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폴의 차가 떨어뜨린 엔진오일을 따라 폴을 찾아낸 토니는 그에게 사과하지만, 폴은 진짜 네가 잘못한 것을 왜 모르냐고 둘은 다시 한 번 진흙탕에서 치고박고 싸운다.
실랑이 끝에 토니는 '가족도, 사랑도 모두 가진 폴이 부러워서 그에게서 뭔가 빼앗아오고 싶었다'고 인정하고 폴은 그간 토니의 진심을, 그리고 본인이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지 못했음을 깨닫고 둘은 화해한다.
그렇게 100일을 보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두사람, 직원들은 어찌됐던 폴 또는 토니 몫의 지분을 가지게 될 것에 들떠 파티를 벌이지만, 계약서에 서명하기 직전 주커맨의 회사가 그들의 어플을 복제해 시장에 먼저 상품화해서 내보냈음을 알게 된다.(폴과 토니가 내기로 정신 없는 틈을 타 샘플파일을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게 1400만 유로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지고, 회사는 파산해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진다.
모든 것을 다 잃고나자 토니는 자신이 진심으로 루시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녀를 찾아가 알몸으로(다행히 주요부위는 잘 가립니다.) 아주 귀여운 사랑 고백을 한다. 그리고 루시와 토니, 폴은 100일간 얻었던 교훈을 새겨 차에 간단한 짐만 싣고 새출발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루시가 주커맨의 부당함을 토로하자 폴은 전세계에 자신들이 만든 앱 '나나'가 깔려있다며 아주 잠깐 '나나'를 이용해 모두에게 메세지를 보내겠다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당신을 설레게 하나요? 미래는 여기에 있고 우리는 그 한가운데 있어요.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깨달아야합니다.'
< 짧은 감상평, 영화 추천평 >
'음...어디가 웃음 포인트야? 장르가 잘못 적힌거 아니야?' 라고 할 관객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명백히 코미디이다. 유럽 영화만의 특징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유럽 영화 중 이런 류의 코미디만 우리가 수입해오기 때문일까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잔잔한 힐링 영화, 삶에 대한 메세지가 분명한 영화이면서 간간히 웃음코드를 집어 넣고 있는 코미디이다.(실제로 두 남자주인공이 나체차림으로 벌이는 소동이나, 긴박한 상황에서도 서로 헐뜯기 급급한 모습 등은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게 하기도 한다.)
두 주인공과 루시는 모든 걸 가지고 살고 있고,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세대의 인물들이지만, 더 가지지 못해서 불행하고,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듯 행복해지기 위해 계속해서 스스로를 꾸미고 소비를 한다. 영화는 일관성있게,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당신들이 하고 있는 소비가 긍정적인가요?'하고 묻는다. 극의 시작 '전쟁과 이념의 비극을 겪은 세대는 가난하지만 행복했어.' 라고 표현한다거나, 극의 마지막에 폴이 나나를 통해 하고 싶다는 메세지가 곧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리라.
이렇게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은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 단적인 예로 루시라는 캐릭터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모두 마음 한 켠에 텅 빈 구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 토니가 사랑에 빠질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직도 왜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인지 계기가 썩 납득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는 점, 초장부터 할 얘기를 다했기 때문에 관객들은 더이상 두 주인공의 대사가 썩 궁금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서로에게 지기 싫어서, 자존심 때문에 100일간의 내기를 시작했던 두 주인공이 물건, 소비에 집착하는 태도를 버리고 그들의 가슴을 사랑, 사람으로 채우기를 택한다는 내용은 그들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게 가지고 살고 있지는 않은 우리에게도 울림이 있다. 많은 힐링 책, 힐링 영화에서 보여주는 '멈춤'과 '비움'은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단, 콘텐츠가 많아도 너무 많은 오늘날 좋은 말이 너무 반복되면 도덕책의 말처럼 죽은 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괜찮은 버디 무비를 보고 싶다면, 경쟁·돈·명예·성공 등 우리가 쫓고 살아가는 일상에 지쳐버렸다면, 독일에서 만든 색다른 코미디를 보면서 잔잔한 힐링타임을 가지고 싶다면 이 영화 [100일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찾기]를 추천합니다.
※ 이 영화처럼 바쁘고 지치는 일상에서 벗어나 영화로 힐링을 받고 싶다면 아래의 영화도 추천합니다.
[어드벤처/가족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Christopher Robin)_줄거리, 결말(스포O), 감상평, 영화 리뷰, 인물관계
[영화 감상]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감상후기, 결말&해석, 관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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