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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기_해외 문학

[러시아문학/고전문학] 알렉산드르 푸슈킨_예브게니 오네긴(작가소개, 줄거리, 감상, 서평)

by 삐와이 2020. 9. 10.

 

표지 이미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을유출판사 작품)

 

< 작품 정보 >

 

- 제목 : 예브게니 오네긴

- 작가 : 알렉산드르 푸슈킨

- 작가 소개

푸슈킨의 초상 (Vasily Tropinin. Portrait of Alexander Pushkin. 1827. Oil on canvas.)

 

   1799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푸슈킨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문호 중 한명이다. 국내에서는 푸쉬낀, 푸슈킨, 뿌쉬낀, 푸쉬킨 등 다양한 표기법으로 불리고 있고, 화장실 명언중 하나로 불리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말라.'의 시구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원어로는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으로 시작한다.)

 

  그의 초상화에서도 흔한 러시아인과 다른 그의 신체적 특징들을 알 수 있다. 그의 곱슬거리는 머리칼은 그의 외조부의 혈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의 외조부는 표트르 대제의 총애를 받았던 에티오피아계 흑인 '아브람 페트로비치 간니발'장군이다. 그는 아프리카계 피가 섞인 그의 혈통을 부끄러워 하지 않았으며 되려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유년기의 그는 프랑스계 가정교사와 러시아인 유모의 손에 길러졌는데 그로 인해 프랑스어도 곧잘 했으며(8살 때 프랑스어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유모에게서 들은 러시아 민담 등도 추후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루슬란과 류드밀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푸슈킨의 아름다운 아내 나탈리야 곤차로바 Natalia Nikolaevna Pushkina-Lanskaya  (née Goncharova), wife of the Russian poet  Alexander Pushkin . Painting by  Ivan Makarov  (1849).

 

   그가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리세를 졸업한 뒤 18세이후 부터인데, 이 때 농노제도와 전제정치를 비판하는 반체제적 시를 써 황제의 미움을 사 남쪽지방으로 유배를 당하기도 했다. 유배지에서도 그는 창작활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오늘 소개할 작품 [예브게니 오네긴]또한 그 때 시작된 작품이다. 

 

  푸슈킨의 문학 작품만큼이나 그의 죽음도 극적인 부분이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서프라이즈 등의 방송에서 그의 생애를 다룬 적이 있다.) 그는 1831년 당대 최고의 미녀로 손꼽힌 나탈리야 곤차로바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녀는 뛰어난 외모로 인해 사교계 인사들과 염문설에 종종 휘말리곤 했는데, 푸슈킨은 그중 그녀의 프랑스인 애인으로 알려진 조르주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그와의 결투에서 총상을 입은 푸슈킨은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줄거리 (교보문고 책소개 참고)

 

러시아의 천재 문호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예브게니 오네긴!
[예브게니 오네긴]은 ‘러시아의 모든 것’이라 불리는 러시아의 천재 작가 푸슈킨의 대표작이다. 푸슈킨의 창작 인생과 함께 자라난 이 책은 총 5천 5백 여 행으로 이루어진 운문으로 구성된 소설로 9년에 걸쳐 완성되었다. 권태에 사로잡힌 귀족 예브게니 오네긴과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골처녀 타티아나의 엇갈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랑을 통해 당대 러시아인의 삶을 그려내며 '러시아 삶의 백과사전'이라 칭송받는 장편소설이다


< 작품 감상, 서평 >

 

" [예브게니 오네긴]을 통해서 본 고전의 의미, 고전읽기 "

 

    ‘서양철학사는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라는 화이트 헤드의 유명한 말이 있다. 이미 상투적인 표현이 되어버린 그의 말은 오늘날 넘치다 못해 범람하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모짜르트의 음악은 재즈나 대중가요로도 변주되어 나타나고, 원수의 집안과 사랑에 빠져버린 16세기 로미오와 줄리엣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드라마, 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되는 예술의 기원을 거슬러가다 보면 ‘오늘날의 예술은 고전의 각주, 변주이다.’라는 선언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고전은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거리감과 무관하게 오늘날도 충분히 공감 가능한 우리 삶의 여러 모습들을 담고 있는 그야말로 삶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전 쓰여진 작품들이 모두 ‘고전’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우리 곁에서 끊임없이 맴도는 것은 아니다. 그 작품이 고전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 생각의 조각 조각들이 고전 작품 속에 잘 녹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일상 속에서는 다 해소될 수 없는 마음 속 공허감을 채워보고자 누군가는 오늘도 고전을 꺼내 든다.


    만약 [예브게니 오네긴]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맡게 된다면 나는 그 시작점을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울림을 줄 수 있는 ‘고전이 지니는 보편성’에서 찾고 싶다. 책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 주는 것은 좋지 않지만, 나는 책의 극적인 부분 이라던지([예브게니 오네긴]에서 찾아보자면 오네긴이 타티아나의 편지에 대한 답으로 준엄하게 타이르는 장면과 오네긴의 편지에 대한 타티아나의 대응, 거리낌 없이 사랑의 기술을 시전하는 오네긴의 모습 등을 뽑을 것 같다.), 혹은 책에 대한 논평의 일부를 먼저 소개하고 싶다(이미 고전이 된 작품들은 그 작품의 길이보다 더 많은 멋진 논평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로 치면 성공적인 트레일러와 같은 역할을 해줄 소설 속 몇 장면들이나 논평의 일부는 ‘고전작품’들로부터 오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여 그 속에서 “왜 오네긴과 타티아나의 관계는 역전된 것일까?”와 같은 궁금증이나, “나도 삶이 그냥 다 재미없고, 무료한데.”와 같은 공감을 이끌어 내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더 경쾌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 책을 완독한 학생들에게 그 이후 소개하고 싶은 것은 작품의 배경이다. 가령 뿌쉬낀의 시를 이해할 때 우리가 뿌쉬낀의 삶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같은 소재도 다르게 노래했던 작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작가의 상황이나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균형 잡힌 독서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이뤄지는 친구들과의 토론이라면 [예브게니 오네긴]을 읽은 ‘나의 눈과 너의 눈의 마주침’,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은 자칫 지나치게 나의 입장에 끼워 맞춰 해석할 수 있었던 작품 속 상황이나 캐릭터들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이후에는 작품에 관련된 질문을 던지거나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 작품을 좁게 읽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오네긴, 렌스키, 올가, 타티아나 등의 인물과 스스로를 비교해본다 던지, 인물의 의미심장한 대사들의 숨은 뜻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던지, 오늘날의 사회상과 비교하여 생각한다 던지, 작품 속에 숨어있는 작가의 목소리는 과연 무엇 일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과정은 작품을 읽는 과정을 넘어서 느끼는 과정으로 학생들을 이끌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나에게 [예브게니 오네긴]이 어떤 인상으로 남았는지에 대한 글을 쓰는 (분량은 한 줄이 되어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시간을 가지게 할 것이다. 가끔 끝 없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낚시 대에 낚여 올라오듯,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말이나 글로 표현되는 순간 비로소 구체화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정제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말’이 갓 낚아 올린 ‘날 생선’이라면 ‘글’은 가공의 과정을 거쳐 먹음직한 요리가 된 생선으로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날 생각들이 앞 선 활동들 속에서 몇 가지 낚아 올려졌다면 그 생각들이 가공되어 글로 남는 순간,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생각했던 모든 과정들은 비로소 가시적인 결과를 남기게 된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앞으로 미래의 나와 과거의 나의 소통의 통로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1년 전 읽은 내가 느꼈던 점을 적은 기록들을 마주하는 것은 낯설면서도 반갑다.)


    내게 [예브게니 오네긴]과 같은 고전들을 읽는 일은 그 자체로 진이 빠지는 일이지만 동시에 멈추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고전 속에서 뒤섞인 보편적인 감정들, 생각들 속에서 나만의 특별한 글귀, 생각을 발견해내는 일은 그야말로 어릴 적부터 꿈꾸던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나는 일’처럼 가슴 벅찬 일이다. 때문에 누군가 ‘고전의 의미’ 그 자체에 회의를 느낀다면 나는 ‘고전을 그 자리에 두고 해부하려 들지 말고, 당신 안으로 끌고 들어와 그 속에서 당신만의 무언가를 찾아보라’는 충고를 건네주고 싶다. 19세기 첫 세상에 등장한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의 손 때가 덧입혀진 이 작품은,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그들만의 무언가를 선물하며 끊임없이 다양하게 회자될 것을 나는 확신한다.

 

※ 또 다른 러시아 고전 소설이 궁금하신 분들께 아래의 작품들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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